[같이경제] ‘기후플레이션’에 먹거리 비상…“장기 대책 필요”
[KBS 대구] 가치 있는 소비를 위해 생활 속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같이경제' 시간입니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제철 생선이 있죠.
바로 전어인데요.
그런데 올해 '가을 전어'라는 말이 무색해졌습니다.
폭염에다 고수온이 이어져 전어 조업량이 반토막 나면서 도매가격이 작년의 세 배 수준으로 올랐는데요.
이 때문에 롯데마트는 9년 만에 처음으로 전어회를 팔지 않고 있고요.
이마트도 전어회 물량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꽃게나 광어 등 수산물 가격도 급등하면서 '피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도 생겨날 정돕니다.
문제는 수산물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제 김장철도 다가오고 있죠.
지난 여름 폭염으로 배추와 무 가격이 급등하면서 '김치 플레이션'이라는 용어도 등장했습니다.
9월 대구경북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각각 1.6%, 1.2% 상승했습니다.
고물가 기조 속에 최근 월별 동향으로는 증가율이 줄어든 수치지만, 농축수산물 중 배추, 무 가격 상승이 눈에 띄는데요.
대구는 배추가 63.1%, 무 29.7%, 경북은 배추, 무 모두 50%대 상승 보였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부랴부랴 김장재료 수급 대책을 내놨는데요.
농림축산식품부는 계약 재배 물량과 정부 비축 물량으로 배추와 무 출하량을 조절할 계획이고요.
다음 달부터 가을배추와 무가 본격 출하되면 도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폭염으로 햇볕 데임과 열과 현상이 나타난 배는 퓨레 등 가공품 공급을 확대하고, 천일염, 새우젓 등은 다음 달 '코리아 수산페스타'에서 최대 50% 할인 판매합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여름철 폭염 등으로 배추 수급 우려가 컸지만 농업인들의 적극적인 생육 관리 노력으로 공급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김장재료를 구입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후로 인한 인플레이션, '기후플레이션'은 국내에만 국한된 게 아닙니다.
기후 위기가 전 세계적인 만큼 수입 농축수산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요.
그 영향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요 커피 산지인 베트남, 브라질에서 가뭄과 냉해를 겪으며 올해 국제 원두 가격이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고, 서아프리카에 엘니뇨 등 기상이변으로 지난 4월 카카오 가격이 기존 톤당 2천 달러에서 만 달러로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후플레이션을 상수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한국은행 보고서를 보면, 2020년 이후 이상기후가 산업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유발하는 요인이라 분석했습니다.
특히 2023년 이후부터는 이상기후 충격이 인플레이션에 기여하는 정도가 10%에 달한다고도 밝혔는데요.
전문가들은 가격이 뛴 물품 몇 개만 관리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지적합니다.
대신, 기후변화를 이겨낼 기존 작물의 품종개량이나 작물 대체, 수입국 다변화 등의 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더욱이 이런 먹거리 문제는 상대적으로 서민들이 더 고통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밥상물가 안정이 서민에게는 생존의 문제인 만큼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를 잡는 데 정부와 자치단체 모두 더욱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같이경제, 오아영입니다.
그래픽:김현정
오아영 기자 (a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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