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도 해리스 지지 선언...“난 공화당원이기 전에 미국인”

“트럼프는 분노만 일으켜”

해리스 지지를 선언한 아놀드 슈워제네거. 사진|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77)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슈워제네거는 “난 공화당원이기 전에 미국인”이라며 “트럼프가 당선되면 국민의 분노만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워제네거는 30일(현지시간) 엑스(구 트위터)에 장문의 글에서 “나는 그저 유명인이 아니라 전 공화당 주지사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내 의견을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지금 어느 정당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나는 공화당원이기 전에 항상 미국인일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내가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하려는 이유”라고 밝혀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슈워제네거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에 대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면 여러분의 표를 존중하지 않는 후보, 의회 의사당을 기습하기 위해 추종자들을 보내는 후보, 나 같은 부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다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감세 외에 어떤 정책도 통과시킬 능력이 없는 후보,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미국인이 중국, 러시아, 북한보다 더 큰 적이라고 생각하는 후보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9월 독일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은 슈워제네거. 사진|슈워제네거 SNS

또 그는 “우리는 미국 역사에서 이 장(chapter)의 문을 닫아야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분열시키고 모욕하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보다 더 미국적이지 않은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고, 우리 국민은 분노만 더 얻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 당선을 경계했다.

슈워제네거는 “이것이 내가 여러분과 함께 투표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라며 “나는 이 나라가 앞으로 나아가길 원하고, 비록 그들(민주당)의 강령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아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해리스, 월즈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리스 지지를 재차 강조했다.

오스트리아 출신 이민자인 슈워제네거는 보디빌더로 활동하다 배우가 돼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 주연을 맡아 세계적 스타가 됐다. 2003∼2011년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과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 등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트럼프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견지해왔다.

슈워제네거는 지난 3월 심장박동기 이식 수술을 받은 뒤에도 변함없이 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독일 베를린 헤르티 대학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