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명태균 통화 내용 공개 “충격적…당선 무효 검토”
또 다른 명씨 녹취엔 “여사가 ‘윤상현에 전화했다’고 하더라”
민주 “충격적…뒷거래 정권의 추악한 민낯 드러나”
“윤석열 검사, 박근혜 공천개입으로 8년 구형…수사 범위 넣겠다”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과거 통화 내용을 최초로 공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물증을 민주당이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태균 사태 이후 이어진 믿기 어렵던 주장과 정황히 사실로 밝혀졌다.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회견장에서 재생한 통화 녹취에는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기에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공천) 김영선 좀 해줘라' 그랬다"고 직접 발언하는 음성이 담겼다. 이에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해당 통화 내용은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기 직전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재보선에서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돼 당선됐다. 야권에선 공천 과정에 명씨와 김건희 여사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박 원내대표는 "여권 일각에서 김건희 여사의 사과와 활동 자제, 특별감찰관 임명 따위로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지만, 이는 명백히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 후 지인에게 이를 전하는 듯한 음성 녹취도 잇따라 공개했다. 박 원내대표는 해당 녹취에 대해 "윤 대통령의 불법이 김건희 여사에 의한 것임을 보여주는 내용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윤 대통령의 육성이 녹음되던 그 통화 때 김건희 여사가 옆에 있었다고 명씨가 발언하는 내용도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 씨는 분명하게 윤 대통령을 장님무사라 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오빠라고 칭한다고 명씨 스스로 녹취에서 확인했다"고도 말했다.
공개된 추가 녹취는 약 45초 분량으로, 명씨는 "지 마누라 옆에서. 오빠 명선생이 그거 처리 안했어? 명선생이 아침에 이래 놀래서 전화오게끔 만든 게 이게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라며 "나는 분명히 했다고 마누라보고 얘기하는 거야.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 안 한 거야. 마누라 옆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끊자마자 마누라한테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한테 전화했습니다. 취임식 오십쇼"라고 부연한다.
여기서 '마누라'는 김 여사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윤상현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재보선 공관위원장이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통화 당시 바로 옆에 김건희 여사가 있었다는 게 주요 내용"이라며 "명씨와 대통령 사이의 대화지만, 명씨는 사실 김 여사에게 대통령이 이른바 '공천 보고'를 하는 게 본질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녹취대로라면 윤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그보다 앞서 대선과 함께 치러진 2022년 3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의 뒷거래가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녹취에서 명씨는 김 전 의원 외에 김진태 강원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김 여사의 선물'이라 하고 3월 서초 보궐 조은희 의원 당선도 '자신 덕분'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에 국정은 없었다. 온통 국정농단만 가득했다"며 "대선 경선부터 대선 본선에 이르기까지, 취임 전부터 취임 후까지 사적 채널이 강력하게 작동한 '뒷거래 정권'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이제 무엇으로도 덮을 수 없고, 무엇으로도 멈출 수 없습니다. 강력한 심판만이 남았다. 민주당은 담담하게, 당당하게, 담대하게, 국민과 함께 이 난관을 돌파하겠다"며 본격적인 탄핵 정국을 시사했다.
녹취의 진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원내대표는 "당에서 책임지고 철저히 확인했다"며 "법률 검토도 받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당내 '명태균 게이트 조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서영교 의원은 "철저히 진상을 파악하고 책임을 묻겠다"며 "진상조사단에선 여론조사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론조사 조작에 따른 당선 무효형 관련해서도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 의원은 "윤석열 검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낱낱이 수사해 8년형을 구형했고 이후 법원도 2년형을 선고한 과거가 있다"며 "공천 개입과 정당법 위반 등을 살펴보고, 창원 산단 관련해서도 어떤 이권이 있었고 어떤 나라의 기밀이 누설됐는지 (살펴보겠다). 박근혜가 최순실에게 기밀 누설한 것도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가 된 바 있다"고 말했다. 또한 "창원지검 검사장도 만나고 왔다"며 "많은 것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다 수사 범위에 넣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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