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광판 100개 휘황찬란… 뉴욕 넘는 ‘명동스퀘어’ 만든다[서울인사이드]

김군찬 기자 2024. 10. 3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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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인사이드 - 중구, 10년간 단계별 조성
명동길 6개 건물에 대형 전광판
거리 미디어 광고물 80기 설치
세계 첫 콘텐츠 동시송출 도입
내달 1일 신세계百서 첫 점등식
서울 중구 남대문로 일대 건물에 생기는 디지털 전광판 조감도. 중구청 제공
김길성 중구청장이 지난 23일 열린 ‘명동스퀘어 종합계획’ 기자간담회에서 명동스퀘어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구청 제공

서울 중구 명동이 다채로운 영상미디어가 어우러진 ‘명동스퀘어’로 새롭게 태어난다. 2033년까지 디지털 전광판 100여 개가 들어서면 초대형 옥외 전광판이 즐비한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처럼 탈바꿈할 전망이다. 명동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대형전광판 등에서 송출되는 영상 콘텐츠가 선사하는 압도감과 몰입감을 느낄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중구에 따르면 명동은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 제2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자유표시구역은 광고물의 모양, 크기, 색깔, 설치 방법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자유로운 설치를 허용하는 지역이다. 뉴욕 타임스스퀘어나 영국 런던 피커딜리 서커스 등이 대표적이다. 중구는 지난 5월 명동 자유표시구역의 이름을 명동스퀘어로 정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지난 23일 열린 명동스퀘어 종합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예산 1700억 원이 투입되는 명동스퀘어 사업은 옥외광고물 사업의 패러다임을 다시 쓰는 거대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건물 LED 전광판 16개와 거리 미디어 80기가 설치될 예정인 명동스퀘어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3단계에 걸쳐 완성된다. 중구는 1단계(2024∼2025)에 기본 인프라를 조성하고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한다. 신세계백화점 본관을 시작으로 명동길 주변 6개 건물에 대형 LED 전광판이 설치된다. 중구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신관에는 종각에서도 보일 정도인 국내 최대 크기의 전광판이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2단계 확장기(2026∼2028)와 3단계 완성기(2029∼2033)에는 롯데백화점 신관과 을지로입구 경기빌딩, 을지한국빌딩 등지에 단계별로 대형전광판이 설치된다. 미디어 폴과 스마트 가로등, 지능형 LED 가판대 등 총 80기의 거리 미디어 광고물도 거리 곳곳에 들어선다. 가로등에 스마트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미디어 폴은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김 구청장은 “광활한 대로로 이뤄진 강남의 자유표시구역과 달리 명동은 다양하고 조화로운 디지털 사이니지 구축이 가능해 보는 이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일반주거지역이 없어 옥외광고물 설치로 인한 빛 공해에 대한 걱정도 적다”고 말했다.

명동스퀘어에 설치되는 전광판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영상 콘텐츠를 모든 전광판에서 동시에 송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중구는 통합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각기 다른 건물 광고판 사업자와 개별적으로 소통할 필요 없이 단일 플랫폼을 통해 광고 송출을 희망하는 구역과 세부 내용을 조율할 수 있다. 김 구청장은 “세계 최초로 시도된 혁신적 시스템으로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도 실현하지 못한 기술”이라며 “수준 높은 콘텐츠와 원싱크 송출이 가능해지면서 방탄소년단(BTS) 같은 글로벌 K-팝 가수의 공연이 여러 미디어에서 동시에 송출돼 압도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구는 옥외광고 업계 최초로 광고주와 광고 매체 소유자 간 거래를 돕는 ‘온라인 광고 플랫폼’도 만들었다. 그동안 광고주는 광고판 이용을 위해 각각의 소유자와 거래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여러 개의 광고판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김 구청장은 “타임스스퀘어 관계자들도 감탄한 획기적 운영방식”이라고 자부했다.

중구는 명동스퀘어의 광고 수익 일부를 공공기여금으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광고 사업자는 매출 일부를 협의회에 기여금으로 내야 한다. 명동스퀘어 조성이 완료되면 연 500억 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 관계자는 “광고 수익 중 일부를 명동 지역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일 오후 6시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에서 명동스퀘어의 오프닝을 알리는 점등식이 열린다. 신세계백화점 본관 전광판은 명동스퀘어 1호 전광판이다. 오는 12월 31일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한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어왔던 명동에 새로운 문화예술 콘텐츠가 더해져 대한민국을 알리는 ‘1등 거리 홍보관’으로 재도약할 것”이라며 “뉴욕 타임스스퀘어를 능가하는 압도감과 몰입감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명동스퀘어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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