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면 녹는 스프링클러 커버…열 견디도록 기준 나왔지만
【 앵커멘트 】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나오는 헤드를 둘러싸는 커버가 녹으면 어떻게 될까요? 분사구를 막아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겠죠. 불에 견디는 제품을 만들도록 인증 기준까지 마련됐지만, 아직도 열에 약한 플라스틱 제품이 많이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전기차에서 연기가 나더니 잠시 후 불꽃이 일렁입니다.
다행히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해 물을 뿌렸고, 소방대원이 올 때까지 큰불로 번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초기 진화에 탁월한 스프링클러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커버가 망가지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이 부품은 보통 플라스틱으로 만드는데, 스프링클러 아래에서 불이 나면 열기 때문에 모양이 변형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커버를 씌운 스프링클러 아래에 불을 내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1분간 불을 내고 스프링클러를 작동하니 물이 한쪽으로 쏠려서 나오고 다른 쪽은 불이 아니라 천장으로 물을 뿌립니다.
플라스틱이 녹아 분사구를 가렸기 때문인데, 살수 방향이 바뀌면 불이 난 곳에 물이 뿌려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염에 견디는 부품을 개발하도록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인증 기준을 만들고, 기준에 맞춘 부품도 나왔습니다.
▶ 인터뷰 : 황환성 / 개발 업체 소방기술사 - "특수소재로 만들었고요. 3분 정도 발화한 후에 30초간 물을 살수 했을 때 제품에 변형이 없고 살수 패턴에 영향이 없는…."
3분 동안 불을 내고 스프링클러를 틀어보니 물이 골고루 뿌려집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방금까지 뜨거운 불 안에 있었던 부품입니다. 조금 그을렸을 뿐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인증 제품을 써야 한다는 의무는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저렴한 플라스틱 커버를 설치하는데, 집과 주차장에 있는 스프링클러를 확인해보니 모두 플라스틱으로 된 제품이었습니다.
▶ 인터뷰 : 강희천 /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방염검사팀장 - "화재 진압 지연이나 화재 진압 실패로 이어질 수 있어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인증 기준에 의해 제품이 보급되면 화재 안전에 도움이…."
사소해 보이는 공백까지 메워야 큰 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양문혁 영상제공 :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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