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위탁생산 시장 겨냥… K-의약품 ‘수주 잭팟’ 터뜨린다[창간 33주년 특집]
‘ 메이드 인 코리아’ 현장 - 바이오
삼바, 올 누적 수주액 4.3조원
내년 5공장 가동땐 78만ℓ생산
롯데, 송도 항체약품 시설 구축
셀트리온, CDMO 자회사 설립
“세계 톱 20개 제약사 가운데 이미 17곳을 위탁개발생산(CDMO) 고객사로 확보했습니다. 세계 20∼40위권 일본 제약사를 대상으로 수주활동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10일 일본 요코하마(橫濱) 로얄파크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아시아 시장으로 수주 확대를 예고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창립 이래 역대 최대인 12억4256만 달러(약 1조7028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글로벌 제약사와 총 9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누적 수주 금액만 4조3618억 원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잭팟’ 수주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 원을 돌파했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 매출 4조 원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5공장이 완공되면 추가적인 수주 성과도 기대된다. 회사에 따르면 5공장은 기존 4개 공장의 운영에서 나온 최고의 강점들을 집약한 18만ℓ 규모의 최첨단 공장이다. 5공장 완공 시 총생산능력은 78만4000ℓ로,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생산능력(CAPA)을 확보하게 된다. 6∼8공장 역시 5공장과 동일한 레이아웃으로 설계 후 회전 배치해 2032년까지 총 132만4000ℓ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성장 동력 확보면에선 기존 항체 의약품 중심에서 항체·약물결합체(ADC) 등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ADC CDMO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올 12월 완공을 목표로 ADC 전용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에는 500ℓ 접합 반응기 및 정제 1개 라인이 구축된다.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에 대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5223만 달러(약 720억 원) 규모의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2호 펀드를 통해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8호 펀드에 투자하기도 했다.
글로벌 CDMO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바이오협회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CDMO 시장 매출은 196억8000만 달러(약 27조 원)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으며,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14.3% 성장해 438억5000만 달러(약 6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국에서 중국의 대형 CDMO인 우시바이오로직스를 규제하기 위한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최근 하원을 통과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반사익을 기대하고 CDMO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집중해 온 셀트리온은 지난 18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연내 100% CDMO 자회사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설비 증설 및 영업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송도에 메가 플랜트 3개를 조성하고 총 36만ℓ 규모의 항체 의약품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5개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고 바이오 분야 인재 양성에 나섰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백신 CDMO 사업 진출에 이어 지난 6월 독일의 CDMO 기업인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대웅바이오는 미생물 기반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 확대 차원에서 지난해 3월 경기 화성시 향남에 착공한 바이오 공장을 지난 9월 준공했다. 오는 202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202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CDMO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성장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서 일본과 인도 정부는 자국 CDMO 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국내는 그에 비하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미흡하다”며 “바이오 산업은 반도체 못지않게 크게 성장할 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게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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