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상처까지 회복시키는 ‘큐어링’ 저장… ‘최고의 맛’ 공급[창간 33주년 특집]

최준영 기자 2024. 10. 3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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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과일·채소를 최적의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 각각의 온도와 습도, 공기 상태, 배기와 방열, 소독까지 모든 수치를 레시피화했습니다. 상향 평준화된 품질을 갖춘 신선식품을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지난 22일 경기 이천시 이마트 후레쉬센터에서 만난 오현준(47) 후레쉬센터 품질팀장은 "13년째 운영 중인 후레쉬센터에서 쌓은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일·채소를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를 섬세하게 높여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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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3주년 특집
‘메이드 인 코리아’ 현장 - 이마트
축구장 7개 넓이 신선 저장고
이마트 과일·채소 35%거쳐가
세척 - 건조 - 선별-포장 자동화
하루 최대 8000박스 작업 가능
지난 22일 경기 이천시 이마트 후레쉬센터 내 양파 신선 저장고에서 센터 관계자가 상품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이천=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주요 과일·채소를 최적의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 각각의 온도와 습도, 공기 상태, 배기와 방열, 소독까지 모든 수치를 레시피화했습니다. 상향 평준화된 품질을 갖춘 신선식품을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지난 22일 경기 이천시 이마트 후레쉬센터에서 만난 오현준(47) 후레쉬센터 품질팀장은 “13년째 운영 중인 후레쉬센터에서 쌓은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일·채소를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를 섬세하게 높여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마트가 1000억 원을 투자해 2012년 설립한 후레쉬센터는 이마트 과일·채소의 35%가량이 거쳐 가는 대규모 신선 저장고다. 연 면적이 4만6535㎡로, 축구장 7개 넓이에 달한다. 사과와 배, 샤인머스캣, 고구마, 감자, 마늘, 파프리카 등 주요 과일·채소를 수확 철에 대량 매입해 최대 1년 동안 판매한다.

이날 후레쉬센터 4층에 자리 잡은 포장작업장으로 들어서자 공기가 꽤 차갑게 느껴졌다. 과일·채소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미생물 번식을 막기 위해 작업장 온도가 15도 정도로 맞춰졌기 때문이다. 파프리카, 감자, 고구마, 당근 등 주요 채소들이 각각의 세척 라인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이동하며 물 세척과 건조 과정을 거쳤다. 이어 신선한 상품들만 선별한 뒤 자동화 중량 조합기를 통해 일정한 중량으로 포장이 진행됐다. 자동화 과정을 통해 7시간 30분 정도 작업을 진행할 경우 하루 8000박스 포장이 가능하다고 후레쉬센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후레쉬센터는 겨울을 앞두고 고구마와 양파, 마늘, 감자 등을 6월부터 비축하기 시작해 센터만의 기술을 적용, 저장·판매하고 있다. 고구마의 경우 당도가 높아 이른바 ‘꿀 고구마’로 불리는 베니하루카 종이 14.7도 온도 저장고에 가득 차 있었다. 김동현(51) 후레쉬센터 품질 총괄은 “고구마는 연중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상품인 만큼, 일정하게 고품질을 유지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이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후레쉬센터 직원들이 과일 소포장 라인에서 소포장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문호남 기자

보통 신선식품은 ‘수확 후 당일 판매’와 같이 신선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지만, 고구마는 수확 직후 풍미가 떨어지는 품종 특성이 있다. 후레쉬센터는 이 같은 고구마 특성을 파악해 수확 당시 생긴 상처를 치료하고 저장하는 기술인 ‘큐어링(Curing)’ 단계를 거치고 있다. 고구마를 온도 35도, 습도 93% 공간에서 보관해 상처를 스스로 회복하도록 하고 당도까지 높인다. 후레쉬센터 관계자는 “큐어링 처리를 거친 고구마는 그렇지 않은 고구마에 비해 중량 손실은 약 30% 정도에 그치고 곰팡이·짓무름 발생은 10배 정도 개선된다”고 말했다. 후레쉬센터의 고구마 출하량은 2014년 1042t에서 지난해 2238t까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공기조절(CA) 저장고는 후레쉬센터가 자랑하는 대표 시설로 꼽힌다. CA 저장은 온도·습도·산소·이산화탄소 등의 농도를 조절해 농작물의 변질을 늦추는 첨단 저장 기법이다. 현재 후레쉬센터는 지난해 들여온 마늘 110t 중 아직 출하되지 않은 53t을 CA 저장고에 보관하고 있다.

후레쉬센터는 앞으로 ‘품목별 산지 기상’에 따른 맞춤형 시나리오를 개발할 방침이다. 같은 품목이라도 생육 환경에 따라 맛과 품질이 차이가 있는 만큼, 보다 섬세한 기술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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