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로봇 활용 용접기술 ‘포스젯’ … 제조원가 절감 생산성 10% ‘UP’[창간 33주년 특집]

최지영 기자 2024. 10. 3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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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인천 연수구 포스코 R&D(연구·개발) 센터 실험동.

포스코는 포스젯을 바탕으로 우수한 용접 품질, 경제성을 인정받아 자동차 업계에서 입지를 넓혀 왔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게스템프 멕시코는 지난 2월부터 포스젯을 활용해 독일 폭스바겐 차량의 부품을 생산하면서 기존 용접 방식보다 공정 전력을 약 12% 감축했다.

포스젯 기가를 자동차 차체, 프레임 등 부품 제작에 적용하면 일반 용접기술을 적용했을 때보다 반복적 충격이나 온도 변화를 더 잘 견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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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3주년 특집
‘ 메이드 인 코리아’ 현장 - 포스코 R&D 센터
자동차 철강 초격차 기술 확보
포스젯, 최적의 합금 배합 통해
용접용 선재의 전력 효율 제고
고강도·인성 ‘포스젯 기가’ 개발
지난 15일 인천 연수구 포스코 R&D(연구·개발) 센터 실험동에서 무인로봇이 서브프레임(자동차 차체의 기본 골격인 프레임에 들어가는 보조 골격 부품)을 만들기 위해 용접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인천=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지난 15일 인천 연수구 포스코 R&D(연구·개발) 센터 실험동. 이곳에 설치된 무인로봇이 자동차 부품인 서브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용접을 하고 있었다. 서브프레임은 자동차 차체의 기본 골격인 프레임에 들어가는 보조골격으로, 차량의 각종 부품을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무인로봇이 팔을 이용해 푸른 불꽃을 내뿜으며 서로 다른 두 개의 아연도금 강판 용접을 마무리하자 강판이 매끈하게 합체되었다.

이곳에서 만난 배규열 포스코 철강솔루션연구소 접합연구그룹 수석연구원은 “무인로봇 팔 끝부분에 달린 용접용 선재(가느다란 금속 와이어 철강재)에 가스가 공급되면 초고온으로 이온화된 기체가 방전 현상을 일으키는 ‘아크’를 형성하고, 이 아크가 금속을 액체로 녹이는 열원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순간적으로 금속이 녹았다가 굳으면서 생기는 용접 금속이 철강재를 이어 붙이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철강재와 관련해 차별화된 초격차 기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철강 제품의 성형과 구조 설계, 용접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포스코 철강솔루션연구소는 회사 고유의 용접기술인 ‘포스젯’을 선보였다. 포스젯은 최적의 합금 배합을 통해 용접용 선재의 전력 효율을 높여 철강 재료를 강하게 이어붙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아크 전류 값의 높낮이를 제어하고, 양극과 음극 비율을 최적화하며, 안정적인 접합부 강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여기에 쓰이는 자사 고유의 철강재 ‘기가스틸’은 1㎟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초고강도강으로, 인장강도(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겼을 때 끊어지는 강도)가 980Mpa 이상인 자동차용 강판이다. 포스젯을 활용하면 철강재를 용접할 때 전력 사용을 15%가량 줄이고, 용접 소요 시간을 대폭 감축해 생산성을 10%가량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포스젯을 적용하면 기존 산세공정 등을 생략해도 자동차 부품 용접부의 내식성을 확보할 수 있어 제조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포스코는 포스젯을 바탕으로 우수한 용접 품질, 경제성을 인정받아 자동차 업계에서 입지를 넓혀 왔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게스템프 멕시코는 지난 2월부터 포스젯을 활용해 독일 폭스바겐 차량의 부품을 생산하면서 기존 용접 방식보다 공정 전력을 약 12% 감축했다. 북미 제너럴모터스(GM)도 내년 11월부터 전기차 양산 과정에서 포스젯을 활용할 예정이다.

포스코 철강솔루션연구소는 포스젯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포스젯 기가’도 개발해 자동차 산업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포스젯 기가는 철강재 접합 부분의 용접금속 미세조직을 그물망과 같이 치밀한 구조로 만들어 강도와 인성을 높인 용접 기술이다. 기가스틸에 특화돼 있다. 기가스틸은 포스코가 만든 신소재 강철로 인장강도가 일반강에 비해 뛰어나고 연성도 높아 꿈의 강판으로 불린다. 기가스틸에 맞는 용접 강도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에는 용접용 선재에 니켈을 첨가했지만, 니켈의 원가가 높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포스젯 기가는 니켈 대신 강철 등 합금을 만드는 니오븀과 크로뮴 등의 원소를 최적의 비율로 배합한 선재로 기가스틸을 용접해 니켈을 이용했을 때보다 원가를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포스젯 기가를 자동차 차체, 프레임 등 부품 제작에 적용하면 일반 용접기술을 적용했을 때보다 반복적 충격이나 온도 변화를 더 잘 견딜 수 있다. 그만큼 쉽게 깨지지 않고 버틸 수 있어 차량 안전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 용접부위가 강해진 만큼 자동차 강판 두께를 줄일 수 있어 차량 경량화 설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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