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메모리 초격차 경쟁력… 6세대 AI칩으로‘게임 체인징’[창간 33주년 특집]

김성훈 기자 2024. 10. 3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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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반도체 영업이익 추월',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격차 확대.'

이 같은 역대급 도전에 직면한 삼성전자가 현장 중심의 전방위적 조직 개편과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통한 대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6세대만은 절대 사수" 게임 체인저 될 '3D HBM' 등 선행 개발 박차 = 삼성전자 관계자는 31일 "돌이켜보면 삼성 반도체는 언제나 위기였다"며 "표면상의 타개책은 인적 쇄신 같은 충격요법이었지만, 핵심 비결은 결국 '초격차' 경쟁력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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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3주년 특집
‘메이드 인 코리아’ 현장 - 삼성전자
속도 10배 HBM4 개발 박차
패키징 면적은 절반 수준으로
라이벌 TSMC와도 기술협력
다양한 고객사 위한 무한혁신
삼성전자 연구원이 충남 아산시 삼성전자 온양캠퍼스 내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에서 칩을 만드는 얇은 원판인 웨이퍼(wafer)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영업이익 추월’,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격차 확대.’

이 같은 역대급 도전에 직면한 삼성전자가 현장 중심의 전방위적 조직 개편과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통한 대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5월 구원투수로 투입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창사 이래 첫 사과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6세대만은 절대 사수”… 게임 체인저 될 ‘3D HBM’ 등 선행 개발 박차 = 삼성전자 관계자는 31일 “돌이켜보면 삼성 반도체는 언제나 위기였다”며 “표면상의 타개책은 인적 쇄신 같은 충격요법이었지만, 핵심 비결은 결국 ‘초격차’ 경쟁력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시장에서 빼앗긴 초격차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차세대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리더 자리를 내준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내년 하반기 본격화될 6세대(HBM4) 만큼은 절대 뒤져선 안 된다고 판단, 발 빠른 선행 개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핵심 무기는 ‘3D HBM’이다. 마치 아파트처럼 연산장치 위에 3D로 HBM을 쌓는 방식의 제품으로 AI 칩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업계에선 최근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데이터가 증가하는 것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3D HBM은 기존 HBM 대비 연산장치와의 거리를 좁혀 처리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데이터 이동 속도는 약 10배, 전력 효율은 약 0.6배 높이면서도 패키징 면적은 되레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적과의 동침’, TSMC와 기술 공동 개발 ‘맞손’ =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TSMC와 HBM 기술·서비스 공동 개발에도 나섰다. HBM4부터 공정 난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다양한 고객사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만큼 라이벌과의 협업도 마다치 않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TSMC와 ‘버퍼리스 HBM’을 공동 개발 중이다. 버퍼리스 HBM은 전기적 문제를 방지하고 전압을 분배하는 역할을 하는 ‘버퍼’를 없앤 제품이다. 6세대부터는 HBM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다이를 메모리 업체가 아니라 파운드리 기업이 만들기 때문에 제조 공정이 기존과 크게 달라진다. 삼성전자의 기본 전략은 ‘D램 생산-파운드리에서 로직다이 양산-최첨단 패키징’을 일괄하는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나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TSMC를 통한 로직다이 양산을 원하는 고객사를 중심으로 협업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답은 현장에”…개발 라인 상시 배치 구상 =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 인력을 생산현장에 전면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설비기술연구소를 비롯한 R&D 인력을 제조시설인 ‘팹’ 단위 산하로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0년 DS 부문에 최고기술관리자(CTO)직을 신설하고, 핵심 R&D 조직인 반도체연구소와 설비기술연구소를 산하에 통합 배치했다. 이들 모두 명실상부한 삼성 반도체의 두뇌 조직이지만, 연구소 인력들이 개별 공장 요구에 맞춰 파견되는 형식으로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현장과 개발 인력 간 괴리가 발생하는 문제가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HBM과 같은 첨단 반도체를 빠른 속도로 양산하는 데 성공하려면 개발과 생산 간 밀접한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현장 제조라인과 R&D 조직 간 유기적 협조가 강화된다면 문제점을 빠른 속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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