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맞은 '벽 속의 요정'…1인 32역 김성녀 "형벌 같은 작품"

정수영 기자 2024. 10. 3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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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드라마 '벽 속의 요정' 20주년 공연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분장실에서 뉴스1과 만난 배우 김성녀(74)는 이 공연의 스무 해를 맞는 소감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벽 속의 요정'은 시작할 땐 가시관, 끝나고 나면 월계관으로 바뀌는 작품이에요, 아주 괴롭지만 이렇게 좋은 작품을 제 대표작으로 만난 건 배우로서 큰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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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지속한 힘은 함께 울고 웃어준 '관객'"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31일~11월 10일
배우 김성녀(74)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모노드라마 '벽 속의 요정' 20주년 기념 공연 프레스리허설에서 열연하고 있다. 벽 속의 요정과 함께 사는 엄마와 어린 딸의 흥미진진하고도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그린 김성녀의 뮤지컬모노드라마 대표작 '벽 속의 요정'은 31일부터 다음달 10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2024.10.3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 공연을 처음 할 땐, 2시간을 저 혼자 해야 하니 '형벌 같은 작품'이었어요. 관객들이 격려해 주시니 겁도 없이 '10년을 하겠다'고 했는데 20년이 됐네요. 30년까지 갈지도 모릅니다.(웃음)"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모노드라마 '벽 속의 요정' 20주년 공연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분장실에서 뉴스1과 만난 배우 김성녀(74)는 이 공연의 스무 해를 맞는 소감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벽 속의 요정'은 스페인 내전 당시 실화를 토대로 한 일본 원작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작품이다. 1950년대를 전후로 한국 역사 속 격동의 시대에 아버지와 딸,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를 통해 진한 가족애를 그린다.

김성녀는 5세 아이부터 10대 소녀, 아버지, 할머니, 목사 등 1인 32역을 소화하며 홀로 극을 이끌어 간다.

2005년 6월 초연한 '벽 속의 요정'은 2005년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됐고, 제42회 동아연극상 연기상, 2005 '올해의 예술상'을 받았다. 지난 20년 동안 서울을 비롯해 전국 34개 도시에서 관객과 만났고, 미국·일본·중국에서도 초청받아 공연을 펼쳤다.

배우 김성녀(74)는 '벽 속의 요정'에서 1인 32역을 소화하며 혼자서 극을 이끌어간다. 2024.10.3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배우는 관객의 박수를 먹고사는 동물"

김성녀에게 20년을 지속한 동력이 무엇인지 묻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관객'이란 답이 돌아왔다. "20년을 관객과 함께 웃고 울었다, 배우는 관객의 박수를 먹고사는 동물"이라며 "관객의 추임새와 격려로 지금까지 왔다"고 말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코로나19 때였다. 2020년과 2021년엔 공연을 올리지 못했다. 김성녀는 그러나 "사실 하루하루가 고비"라고 했다. "무대에 설 때마다 더 높은 완성도를 향해 가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지금껏 단 한 번도 흡족했던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성녀에 따르면 20년간 공연 횟수는 약 350회. 그러니까 이 베테랑 배우는 그동안 300번 넘게 끊임없이 자신의 연기를 되돌아보고, 실패감과 싸우고, '완벽한 공연'을 꿈꾸며 무대에 서 온 것이다.

20년 전인 50대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뭘까. "그때는 활화산 같은 에너지로 무대 위를 날아다녔다면 지금은 기어다닌다고 할까요?(웃음) 극 중에서 부르는 노래도 모두 반음씩 내렸어요. 저도 힘들지만, 듣는 관객들도 불편하실 것 같아서요."

그러면서 덧붙였다. "'벽 속의 요정'은 시작할 땐 가시관, 끝나고 나면 월계관으로 바뀌는 작품이에요, 아주 괴롭지만 이렇게 좋은 작품을 제 대표작으로 만난 건 배우로서 큰 행운입니다."

김성녀에게 '행복한 형벌'인 '벽 속의 요정'은 오는 31일부터 11월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배우 김성녀(74)는 "관객들도 저와 함께 늙어간다"며 "관객이 있기에 20주년 공연도 하게 됐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2024.10.3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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