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산업 생산·소비·건설투자 동반 ‘감소’… 설비투자만 홀로 8.4%↑

통계청, 9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全산업 생산 0.3%↓·소매 판매 0.4%↓
건설기성 0.1%↓… “건축 실적 안 좋아”
반도체 제조 기계 등 설비투자만 ‘급증’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산업 생산과 소비, 건설투자 지표가 전월 대비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생산도 감소 전환했다. 다만 반도체 제조 장비 투자에 힘입어 설비투자만이 8% 넘게 증가하면서 ‘나 홀로’ 호조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4년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3.6(2020년=100)으로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공공행정에서 생산이 2.6% 늘었지만, 광공업(-0.2%)·건설업(-0.1%)·서비스업(-0.7%)에서 모두 줄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대전(SEDEX)’에 반도체 웨이퍼가 진열돼 있다. /뉴스1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0.1%)을 비롯한 광업(-1.1%)·전기·가스업(-0.8%)에서 모두 줄었다. 특히 제조업 생산의 경우 대표 업종인 반도체가 전월 대비 2.6% 줄어, 감소 전환한 모습이다. 비금속광물(-9.6%)·기타운송장비(-11.3%)의 낙폭도 컸다. 다만 기계장비(6.4%)·전자부품(4.7%)·의료정밀광학(6.3%) 등은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2.0% 감소했다. 1차금속·화학제품 등에서의 재고가 늘었으나, 반도체·통신방송장비 등에서 줄어든 영향이다. 제조업 출하는 자동차(-4%)에서 감소했으나, 반도체·통신장비 등에서 증가한 데 힘입어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06.8%로 전월보다 3.5%포인트(p) 하락했고, 평균가동률은 73.5%로 전월 대비 0.8%p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 8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가, 이번에 감소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0.9%)·교육(0.4%) 등에서 늘었으나, 보건·사회복지(-1.9%)·전문·과학·기술(-1.8%)·정보통신(-1.8%) 등에서 감소했다.

재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0.4% 감소했다. 소매 판매는 지난 4월(-0.6%)·5월(-0.2%)·6월(0.9%)·7월(-2.0%)·8월(1.7%)·9월(-0.4% 등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모습이다.

승용차·가전제품 등 내구재(6.3%)에서의 판매가 늘었지만,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2.5%)와 의복·신발·가방 등 준내구재(-3.2%)에서의 판매가 줄었다. 소매 업태별로 보면 백화점에서의 판매가 증가했으나, 슈퍼마켓·잡화점·대형마트·면세점·편의점 등 대부분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8.4% 급증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17%)에서 투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9.9%)에서 공사 실적이 늘었으나, 건축(-3.7%)에서 줄어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2로 전월보다 0.1p 하락했다.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올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다가 8월 보합세를 나타냈는데 지난달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6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대부분 지표가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보인 것에 대해 통계청은 지난달 이른 추석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조업일수 영향을 제외하면 제조업은 ‘플러스’로 나와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어 보인다”며 “반도체 제조업 등이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 등의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많고 수출도 잘 되고 있어, (호조) 흐름이 꺾이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