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에 허덕이는 K-배터리…중장기 돌파구 찾기 고심

박지혁 기자 2024. 10. 3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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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투자속도 조절, 운영 효율화와 함께 차세대 기술 개발을 병행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삼성SDI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9356억원으로 29.8% 줄었으며, 순이익은 2304억원으로 63%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 영업이익은 46%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영업이익이 44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6조87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줄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 4660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은 177억원이다.

그나마 전 분기 2525억원 손실과 비교할 경우, 영업이익이 2배 수준으로 오르며 수익성이 개선된 부분이 긍정적이다.

다음달 4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온은 11개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3315억원, 4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상반기와 비교해 실적에서 나아진 면이 있지만 반등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뉴시스]삼성SDI CI(사진=삼성SDI 제공)

게다가 다음달 있을 미국 대선과 향후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배터리 자체 생산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K-배터리 업계는 단기적인 흐름보다 한숨 고르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신기술 배터리 개발을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삼성SDI는 각형 프리미엄 전지를 중심으로 제너럴모터스(GM)와 JV 계약 체결, 유럽과 아시아 주요 OEM향 신규 수주 확보, 전력용 SBB 1.5 출시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또 스텔란티스와의 JV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PE)는 12월 조기 가동을 통해 미주에서 첫 배터리 셀 양산을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ESS 사업 확대를 위해 그동안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도입을 준비했고, 지난달 울산 사업장에 '마더라인' 구축을 시작했다. 2026년 내 양산 및 글로벌 프로젝트 공급을 목표로 했다.

손미카엘 부사장은 "당사 LFP 배터리는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차별화한 공법으로 최대 에너지밀도와 장수명을 확보했다. 중장기적으로는 LFP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해외 거점은) 국내 마더라인에서 검증과 초기 양산을 마친 후,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현지 생산에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는 미국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초 양산 예정인 46파이 원형 전지는 주요 고객들과 협의를 진행 중으로 연내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년 신규 설비투자(CAPEX)의 경우, 필수 영역 외에는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매출은 유사하겠지만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불확실성 지속과 OEM사의 배터리 내재화 추진으로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매출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예상한다.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설비 투자를 과거 수준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며 "신규 투자는 줄이고, 일부 필수적인 부분에만 투자가 집중될 것이다. 내년 CAPEX 규모는 올해와 비교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대외 변수에도 흔들림 없는 사업구조를 갖추기 위해 ▲능동적 운영 효율화 ▲R&D투자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중장기 전략 과제를 강조했다.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핵심 소재 차별화 및 건식전극 등 신규 공정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다. 바이폴라 기술을 적용한 반고체 개발과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전지 상용화 등 차세대 전지 개발 목표도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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