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소나무 나이테로 ‘370년’ 기후 블랙박스 풀었다
[앵커]
나무의 나이테는 과거 기온이나 강수량 등을 연구하는 자료로 쓰입니다.
'기후 블랙박스'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설악산 소나무의 나이테를 통해 역대 최장인 370년 간의 우리나라 기후를 분석했습니다.
신방실 기상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나무 막대 위에 나이테가 새겨져 있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설악산 수목한계선에서 모은 소나무 나이테입니다.
나이테는 1년에 한 개씩 만들어지는데, 기온과 강수량 등에 따라 나무의 생장 속도가 변하면서 폭이 달라집니다.
이를 토대로 과거 기후를 연구할 수 있어 '기후 블랙박스'로 불립니다.
[김민석/세종대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연구원 : "나이테의 폭이 넓을수록 잘 자랐다고 보시는 게 맞고, 그리고 밀도는 결국 빽빽하게 자랐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설악산 소나무의 나이테를 통해 약 370년에 이르는 한반도 기후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설악산 소나무의 생장은 1750년까지 극도로 억제된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17세기 절정에 달했던 소빙하기의 영향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당시 조선왕조실록엔 좀처럼 얼지 않는 동해가 얼어붙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2000년대에 가까워지면서는 소나무 생장 속도가 점차 늘어나, 3백여 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자라기도 합니다.
지난 100년간 1.8도나 뜨거워진 한반도의 온난화 추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겁니다.
[정지훈/세종대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교수 : "기후 변화가 어느 정도로 강하게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 기후 변화에 의해서 식물이 어느 정도까지 반응하고 있는지까지도 알 수 있는 굉장히 긴 자료라서…"]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기후 예측 모델에 반영해, 정확도를 높이는데 활용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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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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