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불붙은 '쓰레기' 논쟁…한미 국방, 北파병 논의
[앵커]
미국 대선 소식입니다.
대선이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돌연 중남미의 '푸에르토리코'가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정호윤 특파원 전해주세요.
[기자]
네, 잘 알려진 것처럼 이 문제는 지난 주말 트럼프 선거 유세장에서 찬조 연설에 나선 한 코미디언의 발언에서 비롯됐죠.
카리브해에 있는 미국령 국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했고 이 말이 미국 내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사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을 텐데요.
문제는 트럼프 역시도 진심으로 유감을 나타내는 대신 문제의 유세를 '사랑의 축제'였다고 말하며 은근슬쩍 넘어가려 했다는 점입니다.
해리스 측이 이를 놓칠리가 없죠.
트럼프가 중남미 국가를 비하하고 증오와 분열을 부추긴다며 히스패닉계 결집을 호소했는데요.
의욕이 너무 넘쳤을까요.
해리스를 도우려던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지지자를 '쓰레기'라고 부르는 실언을 해 오히려 역공의 빌미를 줬습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백악관도 진화에 나섰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 백악관 대변인>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지지자나 트럼프를 지지하는 어떤 사람도 쓰레기로 보지 않습니다."
[앵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도 '쓰레기' 발언 책임 논쟁을 벌였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과 해리스가 우리 지지자들을 진정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했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바이든이나 해리스보다 훨씬 더 수준이 높다며 유세장을 가득 메운 지지층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연설은 1시간30분가량 이어졌는데요.
'쓰레기' 논란을 얘기할 때 목소리는 유독 컸고, 얼굴에는 화가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위기였지만 이제는 기회로 삼고 공세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전 미국 대통령> "국민을 증오한다면 대통령이 될 수 없습니다. 거기에는 많은 증오가 있습니다. 해리스는 미국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합니다."
주거니 받거니, 예상 못 했던 '쓰레기' 논쟁 속에 해리스 부통령도 상황 정리에 나섰습니다.
들어보시죠.
<카멀라 해리스 / 미국 부통령> "저는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합니다. 여러분이 저를 뽑든 그렇지 않든 저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과연 엿새 뒤 미국 대선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특히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움직일지, 마지막까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앵커]
두 후보가 나란히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유세 대결을 펼쳤는데요.
경합주 민심을 의식한 행보로 볼 수 있겠죠?
[기자]
네, 해리스 연설이 끝나고 10여 분 뒤에 공교롭게 트럼프 전 대통령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연단에 올랐는데요.
누가 누구를 의식해서 일부러 일정을 잡았다라고 보기는 힘들고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7개 경합주를 최대한 많이 찾다 보니 우연히 같은 지역을 방문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16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노스캐롤라이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미세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요.
트럼프가 49.6, 해리스 48.5%로 격차가 1.1%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초접전 양상입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당선되면 정적의 명단을 들고 집무실에 들어올 테지만 자신은 해야 할 일 목록을 들겠다며 차별화에 주력했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와 민주당은 자신을 '파시스트' '히틀러'라고 공격하지만, 나는 히틀러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어제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방송에 출연해 했던 말을 이번에는 본인이 반복한 겁니다.
눈길을 끄는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올드팬들에게는 '터미네이터'라는 영화로 잘 알려져 있죠.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민주당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솔직히 어느 정당도 좋아하지 않지만, 분노만 일으키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트럼프는 지지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화제를 돌려보겠습니다.
워싱턴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만났는데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두고 여러 대화가 오갔다고요?
[기자]
네, 김용현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곳에서 한미 안보협의회의를 가졌는데요.
김용현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참관단이나 전황 분석단을 보내는 것이 "군의 당연한 임무"라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직무 유기"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전의 경우 북한군이 참전하기 때문에 북한군의 전투 동향 등을 잘 분석해서 우리 군에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북한이 러시아 동부에 훈련을 위해 보낸 병력 약 1만명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재확인했는데요.
북한군이 언제 전장에 투입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그 가능성을 갈수록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는 오물풍선과 관련해서도 양국은 심도깊은 대화를 나눴는데요.
김 장관은,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이 우리 정부가 설정한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면서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행위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 행위라는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러시아 파병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고요.
오스틴 장관은 전쟁을 시작한 것도, 끌어온 자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며 당장 종전하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ikarus@yna.co.kr)
#쓰레기 #푸에르토리코 #북한군_파병 #오물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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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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