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에 중국갔더니”…반간첩법 사건 배경엔 ‘반도체 전쟁’
[앵커]
이번에 중국에서 반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우리 교민은 반도체 설비 전문가였습니다.
이런 전문가가 왜 중국에 가서 일하면서 간첩 혐의까지 받게 됐는지 의문이 적지 않은데요.
좋은 대우를 약속받고 중국에 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고 합니다.
베이징 김효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D램 반도체 1위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시작하던 2016년 문을 열었습니다.
높은 연봉에 더해 주택과 자녀 학비까지 지원한다는 조건에 각국의 반도체 전문가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번에 반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교민 A 씨도 삼성전자에서 명예퇴직한 뒤 이때 창신에 합류했습니다.
[A 씨 가족/음성변조 : "아버지께서 (당시에) 어떤 좀 가족을 위한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게 힘드셨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영입된 해외 인력은 TSMC 등 타이완 반도체 전문가가 450여 명, 삼성전자 출신 등 한국 전문가는 40여 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 5년 근로계약을 맺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 창신메모리 기술자/음성변조 : "개발이 어느 정도 진전이 되었을 때 (중국 직원들이) 배웠을 때, 이제 효용 가치가 없는 한국 엔지니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A 씨도 창신메모리에서 3년 반 만에 나가야 했고, 이후 중국 반도체 회사 2곳을 전전했습니다.
A씨의 전 동료는 "A씨가 어려움을 겪다 컨설팅업체에 중국 반도체 산업 현황에 대해 설명해 줬다"며 "이게 화근이 됐을까 우려된다"고 KBS에 전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한국에서 중국으로의 반도체 정보 유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 중국이 맞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중 간 경제전쟁 이후 중국의 반도체 산업의 자급률은 꾸준히 높아져 23%에 이르렀습니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할 만큼 기술력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반도체 분야 간첩 처벌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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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 기자 (shiny33@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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