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동훈련에 '북한 핵 공격' 시나리오 담는다

한미 국방장관 제56차 안보협의회의…"북한, 핵 공격 시 정권 종말"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사진=(AFP=뉴스1)

한국, 미국이 북한 핵 공격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기로 30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이날 김용현 한국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미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제56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열고 이 같이 합의했다.

한미는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맞춰 합동 훈련을 계속 강화하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훈련에 북한 핵 사용에 대한 대응을 담은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포함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주한미군에 훈련 기회를 보장하는 게 강력한 연합 방위 태세를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이 상당히 확장됐다고 본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AP통신 인터뷰에서 "손 쓸 수 없는 지경까지 문제가 악화되도록 놔두고 있는 것 아니냐"며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국제사회가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 능력을 갖춘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는다면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 능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 군을 지원할 병력을 파견하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막대한 자금과 중요 군사기술을 지원받기로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는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국에 대해 핵 공격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핵 공격 시) 김정은 정권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전략적 동반자로 발전한 북한, 러시아 관계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한미는 "러시아, 북한 간 군사협력이 지역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러시아, 북한 간 불법 무기 거래와 첨단 기술 이전을 포함한 군사 협력은 유엔(UN·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언급하면서 "북한, 러시아 군사 협력이 군수품 공급을 넘어 병력 배치로 확대된 것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비판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미는 워싱턴 선언으로 발족한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미국 핵 전력과 한국 재래식 전력 통합 작업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방기술 협력을 위해 올해 안으로 차관급 기관인 국방과학기술집행위원회(DSTEC)를 설립하기로 하고 내년에는 국방과학기술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