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갖춘 '전기차 끝판왕' 아우디 RS e-트론 GT, 스포츠카 성능에 안락한 승차감까지

구경우 기자 2024. 10. 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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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승 - 아우디 RS e-트론 GT]
정통 레이싱카 연상시키는 역동적 외관
몸 감싸는 스포츠시트로 편안함 극대화
다이내믹모드선 폭발적 가속으로 '짜릿'
중·저속 구간선 묵직···세단 탄듯 안정적
아우디 RS e-트론 GT.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서울경제]

아우디의 고성능 브랜드는 S와 RS다. S는 최고의 성능 ‘소버린 퍼포먼스(Sovereign Performance)’를 뜻한다. RS는 S에 레이싱 DNA까지 스며들어 있는 고성능 차다. 레이싱 스포츠((Racing Sport) 독일어로는 ‘렌 스포트(Renn Sport)’다. 아우디의 고성능 RS 세단들이 있지만 레이싱 DNA를 상징하는 차는 소형 쿠페인 아우디TT와 정통 스포츠가 R8이었다.

전동화는 수 많은 레이싱 대회 타이틀을 거머쥔 아우디가 내연기관 고성능의 상징 R8을 내려놓게 했다. 아우디가 R8을 단종하며 내세운 고성능차가 바로 ‘아우디 RS e-트론 GT’다. 올해 아우디는 5200cc에 달하던 자연흡기 10기통 엔진을 배터리 대체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이렇게 R8은 1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우디 RS e-트론 GT가 앉았다.

아우디 RS e-트론 GT.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첫 만남부터 강렬하다. 정통 스포츠카인 R8이 연상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근육이 붙은 모습이다. 그 사이로 전면부에 아우디 특유의 6각형 라이에이터그릴과 양 옆에 자리잡은 LED 헤드램프에 들어오는 푸른 색상의 X자 디자인이 미래에서 온 차라는 느낌을 선사한다. 나파 가죽 스포츠 시트 프로와 발광 도어실 트림과 대시보드 상단을 덮었다. 차 문의 팔걸이과 센터 콘솔에 알칸타라 가죽의 질감을 연상시킨다. 몸을 착 감싸면서도 고정하는 스포츠시트는 편안함마저 느껴진다. 실내는 정통 스포츠카의 인상을 그대로 담았다.

아우디 RS e-트론 GT에 앉는 순간 내연기관 고성능차를 말할 때 빠지지 않던 엔진 위치와 무게 배분이라는 클리셰(cliché)는 이제 의미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엔진을 가운데 배치했던 정통 미드십 스포츠카 R8도 이제 과거의 이야기다. 배터리를 깔고 앉은 아우디 RS e-트론 GT는 기본적으로 무게 중심이 낮게 느껴진다. 전후, 좌우 모든 균형이 맞춰졌다는 인상을 선사한다.

도심에서 시승하고 있는 아우디 e-트론 GT 실내 모습. 전기차이지만 내연기관 고성능 스포츠카처럼 카본 소재와 나파 가죽을 내부에 적용해 레이싱DNA를 느낄 수 있다. 사진=구경우 기자

놀라운 점은 저속에서 엑셀을 밟을 때 운전자에게 주는 뉘앙스다. 2355kg에 달하는 고성능 스포츠 전기차가 무거운 바위가 미끄러지듯이 움직인다. 양산형 전기차들을 타보면 저속에서 얼음판에 스케이트보드가 미끄러지는 듯한 가벼움을 주는 차들이 대부분이다. 아우디 RS e-트론 GT는 저속에서 전해지는 무게감이 고급스러운 주행감을 전달한다.

합산출력 646마력의 고성능 아우디 RS e-트론 GT를 타는 대부분은 도심에서 주행할 것이다. 전용 서킷을 제외하면 아우디 RS e-트론 GT의 고성능을 합법적으로 시험할 곳은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차는 더욱 빛을 발한다. 도심 주행에서 고급 세단 못지 않는 승차감을 발휘한다. 시장에서 극찬하던 3챔버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의 성능은 실제로도 대단하다. 울퉁불퉁한 도심의 노면은 물론이고 한국 도로에서 운전자들의 숙적인 방지턱을 고급 쇼파에 앉아있는 느낌을 전달하며 넘어간다. 땅에 닿을 때 에어 서스펜션이 충격을 흡수하고 또 흡수하며 엉덩이에 전하는 승차감은 “R8을 대체했다는 고성능 스포츠 전기차가 이래도 되나”라는 반문까지 하게 된다.

아우디 RS e-트론 GT.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고속 영역과 스포츠주행 성능은 사실 더 놀랍다. 다이내믹 모드로 가속하면 네 바퀴에 즉시 트랙션이 전달되며 앞을 향해 낮게 내달린다. 전기차 특유의 배터리 사운드와 함께 눈 앞에 한 점을 향해 빨려 들어가는 듯한 가속감을 준다. 동시에 스포츠카에 적합한 낮은 무게 중심, 전방과 후방 차축 사이의 하중 분포를 이상적인 값 50:50에 매우 근접하게 만들었다는 무게 배분이 주는 안정감이 있다. 기계식 콰트로 구동보다 전기모터로 5배 빠른 반응을 전달하는 4륜 구동이 땅을 밟고 가는 느낌이 스티어링휠로 전달되며 자신감을 갖게 한다. 짧은 곡선 구간을 지날 때는 자세를 잡아주고 안정적인 영역으로 끌고 가는 3챔버 에어서스펜션의 실력에 감탄하게 된다.

아우디 RS e-트론 GT처럼 고급진 승차감에 압도적인 스포츠성능을 모두 가진 차는 거의 없다. 물론 플랫폼을 공유하는 포르쉐 타이칸이 있지만 이 차를 타고 있으면 그 생각마저 잊게 한다. 출시 3년이 지나며 다소 투박해진 실내 디스플레이를 빼면 단점을 찾아볼 수 없는 차다.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3D 사운드 시스템 (15채널, 16 스피커, 710와트)마저 훌륭하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원하면 꼭 아우디 RS e-트론 GT를 시승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아우디 RS e-트론 GT.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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