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금투세 침묵'…'김건희 특검법' 협상카드용?
국힘·혁신당 각각 '폐지' '시행' 당론 결정
민주 원내 "금투세 보다 특검 먼저 나올듯"
'금투세 폐지-특검법 수용' 연동 가능성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예산 정국' 초입에서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당 지도부에 당론 결정과 발표시기를 위임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다. 여야 정당이 속속 금투세 당론을 확정 지으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지만, 당은 금투세 당론 확정보다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우선시하는 모양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예산 정국'을 앞둔 여야 정당들은 각각의 기조에 따라 금투세 당론을 확정 지었다. 국민의힘은 전날(29일) '민생 입법과제 점검' 당정협의체에서 금투세 폐지를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다시 한번 폐지 입장을 밝혔고, 조국혁신당은 내년 금투세 시행을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금투세 관련 당론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다. 앞서 민주당은 금투세 당론을 예산 국회에서 다룰 것이라고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1일 "금투세도 내년 세입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그 시점에 맞춰 당의 입장을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을 틈타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금투세 폐지'를 집요하고 강하게 얘기했다"며 "어제 당정이 금투세 폐지를 발표하자 주식시장이 즉시 긍정적으로 반응했는데, 민주당도 더 미룰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도 이날 금투세 관련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유예를 하게 되면 민주당에 자책골이 될 것"이라며 "향후 지방선거·총선·대통령선거 국면에서 국민의힘은 폐지를 또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민주당을 압박할 것이고, 그때의 민주당은 또 많은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예정대로 금투세를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의 압박에도 민주당은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김건희 특검법 △북한군 러시아 파병과 정부 대응 △세수부족 문제 △여야 당대표 회담 등 여러 현안을 다뤘지만 금투세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도 시점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여당을 향해 연일 '김건희 특검법'을 받으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힘을 향해 "특검에 협조해 김 여사가 억울함을 한 번에 풀 기회를 주길 바란다"며 압박했다. 여당의 '금투세' 공세를 '김건희 특검법'으로 방어하는 형국이다. 이와 함께 금투세가 '김건희 특검법' 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도 "금투세보다는 특검이 먼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김건희 특검법'을 여당이 수용해야 금투세에 대한 당론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도 "금투세 결론은 특검 정국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야 나올 것 같다"며 "지금은 지지층 결집이 필요한 상황인데, 당 지지층에서 의견이 갈리는 금투세 결론을 섣부르게 냈다가 지지층 결집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좀 더 버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 대표가 금투세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을 두고 '협상카드'용 패로 쥐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와 한 대표의 회담이 예정된 상황인데, (회담에서) 금투세를 폐지해 주는 대신에 김건희 특검법을 받으라는 (협상) 카드로 사용하기 위해 결정을 미루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회를 향해 금투세 폐지 결론을 신속히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에서 "정부가 올해 1월 2일 금투세 폐지 방침을 천명했고, 9월에 민주당 내에서도 토론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꽤 흘렀다고 생각되는데, 이제는 투자자들의 근심과 불안·불확실성을 끝내야 할 때"라며 "국회가 조속히 금투세 폐지 결론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게 왜 안 돼, 도현아!" 급발진 의심사고…"할머니 죄 없다" 종결
- '하이브 문서' 파장, 어디까지…지코 "이게 무슨 일? 본 적 없다"
- 하굣길 7세 여아, 아파트 단지서 쓰레기 수거차에 치여 숨져
- "8만달러 간다"…최고가 근접 비트코인, 美대선 앞두고 한번 더?
- '신상필벌' 엄격적용한 정용진…속도 붙는 '경영 쇄신' [초점]
- 대통령실 "'北 러 파병' 상황, 우리 국익·명분이 중요"
- 은행계 증권사 실적 희비…KB·NH·하나증권 호조에 신한투자 낭패
- "수십년 후면 대한민국 인구 30% 감소"…이통사 SKT의 타개책은?
- '미다스의 손'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 시대 개막 [초점]
- '서울대 N번방' 주범 1심서 징역 10년…"피해자 인격 말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