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밑그림 마치고 첫삽…서울역 북부 '강북 코엑스'로 거듭날까

김진수 2024. 10. 3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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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2.1조 본PF 전환…"금융절차 마무리"
내달 착공, 2029년 준공…운영도 한화가 직접
'전국 중심' 서울역…용산개발과도 시너지 기대

16년 가까이 밑그림만 그렸던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이 다음 달 첫 삽을 뜬다. 한화그룹은 이곳에 대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특히 강북권 최초로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장‧전시장을 갖춘 국제적 컨벤션(마이스·MICE)도 계획됐다. '강북의 코엑스'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강북권에는 광운대역세권 개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 철도 지하화와 함께 상부 개발도 기대되고 있다. 어렵사리 공사를 시작하게 된 서울역 북부 역세권은 우수한 입지가 가장 큰 장점이다. 주변 대형 개발사업과 시너지를 내고 새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중구 봉래동2가 122번지 일대 모습 /사진=김진수 기자

총사업비 2.7조…2029년 준공 목표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은 중구 봉래동2가 일대 2만9093.4㎡ 면적인 땅에 최고 39층 높이의 전시‧호텔‧판매‧업무 복합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서울로7017과 염천교 수제화 거리 사이 위치한 곳이다. 사실상 공터로 방치됐던 철도 유휴부지에 업무시설(42.3%), 오피스텔(29.8%), 판매시설(11.3%), 숙박시설(9.5%), 마이스·MICE(7.1%)가 들어선다.

개발 논의는 2008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애초 나섰던 민간사업자가 사업성을 이유로 중도 포기하면서 10년 넘게 표류했다. 서울시는 2018년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토지소유자인 코레일에 제시했다. 이후 2020년 코레일과 한화 컨소시엄이 서울시에 사전협상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논의가 재개됐다. 이듬해 서울시와 공공기여 사전협상을 마치고 개발 계획안을 확정했다.

한화 컨소시엄은 2020년 시행법인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을 설립했다. 한화임팩트가 40%, 한화커넥트(구 한화역사)와 ㈜한화가 각각 29%,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2%의 지분을 투자했다. 시공은 ㈜한화 건설부문이 맡는다. 다음 달 착공해 2029년 중순께 준공하는 게 목표다. 총사업비는 약 2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한화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토지매입을 위해 74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이어 올해 2조1050억원 규모의 본PF(프로젝트파이낸싱) 전환을 완료했다. 지난 18일 PF 약정을 체결한 데 이어 26일 PF 대출금을 기표하며 금융절차를 마무리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그룹 계열사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어려운 대외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에 성공했다"며 "준공 후 매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게 아니라, 보유 자산으로 두고 운영하며 지속적인 자산가치 상승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 항공 조감도 /자료=한화 건설부문

광운대역보다 중심…용산역보다 활발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강북권 대형 개발프로젝트 가운데 서울역 북부보다 한발 앞선 건 광운대역세권이다. 지난 25일 착공식을 거행한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15만6581㎡ 면적의 물류 부지에 업무·상업·주거시설 등을 담는 복합개발 사업이다. 특히 3032가구 규모의 '서울원 아이파크'가 다음 달 분양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용산 띄운 HDC현산 노원에 새 둥지…3천가구 '아이파크'도(5월22일)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 부지 면적은 광운대 역세권의 5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도심에 위치해 입지는 월등히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의 중심에 자리해 광화문, 종로, 명동, 을지로 등 도심 주요지역 접근성이 좋고 남산, 명동, 경복궁 등 외국인 필수 관광지와도 인접했다.

서울역은 현재 1‧4호선과 공항철도, 고속철도(KTX)가 지나는 것에 더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다양한 노선이 추가로 개통을 앞두고 있다. 또 최근 서울시가 서울역 등 국가철도의 지하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주변 상부공간도 더욱 쾌적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용산역과도 3km 남짓한 거리다. 이 일대에 계획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과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약 49만5000㎡ 면적에 달하는 용산정비창 부지에 최고 100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 등을 세우는 사업이다. 최상급 오피스와 마이스, 호텔, 광역환승센터 등을 조성한다. ▷관련기사: 서부이촌동 뺀 용산국제업무지구…기반시설 내년 착공(2월5일)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역은 광역교통이 응집된 지역으로 유동 인구와 외국인 관광객도 용산역보다 많다"며 "용산만큼 고밀개발은 아니지만 교통적 이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거리상 가까우니 두 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반대로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시는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해 나오는 공공기여금 약 3000억원을 서울역 일대 인프라 확충과 서울시 전체 균형발전에 투자할 계획이다. 대상지와 서울로7017, 서울역광장을 연결하는 다리를 짓고 공공업무시설도 확보한다. 강동구 암사역사공원 등 서울 시내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토지 보상 등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서울역 북부 역세권 위치도 /자료=서울시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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