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도 방어해야 하는데…방공 미사일 고갈되는 미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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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중동에서 동시에 장기화된 전쟁은 미국의 예상 시나리오에 없었다.
선박에서 발사되는 스탠다드 미사일은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데 쓰이는 가장 일반적인 요격 수단이다.
이달 초 미국은 스탠다드 미사일 이외의 요격기를 사용할 수 있게 중동에 사드 시스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을 배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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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중동에서 동시에 장기화된 전쟁은 미국의 예상 시나리오에 없었다. 여기에 중국의 도발이 현실화하면 미국이 태평양을 방어할 수 있을까. 이스라엘의 전방위 중동 공세로 미 국방부의 방공 미사일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미사일 비축량은 이란과 그 대리인들이 정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철저히 대외비로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익명을 조건으로 미국 관리들은 국방부가 재고 교체 속도보다 빠르게 비축량을 소진할 수 있어 태평양에서 잠재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대응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스라엘과 다른 미국 동맹국들은 이란과 이란 지원 민병대가 발사하는 미사일 및 드론의 위협에 맞서 요격 미사일을 확보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지난 25일 밤 이란을 보복 공습한 이후 이란이 다시 보복한다면 이 같은 미사일 부족이 더 시급해질 수 있다. 선박에서 발사되는 스탠다드 미사일은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데 쓰이는 가장 일반적인 요격 수단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100발 이상의 스탠더드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 해군 함정이 발사한 요격 미사일 비용이 18억달러에 달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짚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도 요격 미사일이 다량 쓰이고 있다. 워싱턴 스팀슨센터의 재래식 방위프로그램 연구원이자 부국장인 엘리아스 유시프는 "미국은 유럽과 중동 모두에서 대규모 소모전을 위한 방위 산업 기반을 개발하지 못했고, 자체 준비 기준을 충족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미 해군은 공격에 대응할 때 통상 미사일 1발당 보험 차원에서 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탠다드 미사일 한 발에 수백만 달러가 들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저렴한 이란산 무기를 방어하는 데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된다. 정교함을 요하는 미사일로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도 어렵다. 국방부는 이 때문에 새로운 유형의 방공 미사일 생산을 늘리기 위해 대체 기술도 검토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 1일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당시 총 180기의 이란 미사일 중 주요 시설을 공격할 것 같지 않은 미사일은 일부 이스라엘 영토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요격 미사일 재고를 보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12기의 스탠다드 미사일을 발사하고 다른 방공시스템을 사용하긴 했지만, 일부 피해를 감수하고 비축량을 지킨 것. 이달 초 미국은 스탠다드 미사일 이외의 요격기를 사용할 수 있게 중동에 사드 시스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을 배치하기도 했다.
퇴역 해군 제독이자 보수적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수호 재단의 선임 이사 마크 몽고메리는 "우린 1년 치 스탠다드 미사일을 쓰고 있는데 이는 중국을 위한 재무장의 일부로 여겨지는 표준 미사일 분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태평양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해군의 준비 태세에 100%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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