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 빠지니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네..류중일 감독의 ‘4번타자’ 고민, 과연 해답은?
[고척=뉴스엔 안형준 기자]
예년과는 달라진 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타선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10월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 대비 훈련을 가졌다.
대표팀은 지난 11일 예비 엔트리 중 35명을 추려 훈련을 시작했다. 이제 훈련도 막바지로 향하는 상황. 대표팀은 오는 11월 1,2일 쿠바와 친선경기를 갖고 다음주에는 상무와 연습경기를 가진 뒤 1라운드가 열리는 대만으로 출국한다.
몇 년 간 거듭된 국제대회 성적 부진 후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앞서 세대교체를 선언한 대표팀은 이번에도 젊은 선수들 위주로 엔트리를 꾸렸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선수들 상당수가 이번 대표팀에 승선했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패기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류중일 감독의 고민은 깊다. 확실한 4번타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는 노시환이 4번타자를 맡았다. 2023시즌 KBO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노시환은 장타력을 가진 전형적인 '거포' 유형의 선수. 확실한 4번타자의 재목이었다. 하지만 이번 프리미어12에는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한다. 설상가상 젊고 경험도 많은 장타자 강백호마저도 기초군사훈련 탓에 대회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올시즌 33홈런을 쏘아올린 구자욱도 포스트시즌을 치르다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3번은 김도영을 생각하고 있다"며 "문제는 4번타자다. 누가 4번에 적합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KBO리그 최초의 40-40에 도전했던 김도영은 장타력과 빠른 발을 두루 갖춘 타자. 하지만 4번보다는 1-3번에 더 어울리는 유형이다. 올해 소속팀 KIA에서도 대부분의 경기를 2,3번에서 치렀다.
몇 명의 후보는 있다. 류중일 감독은 장타력을 가진 포수인 박동원의 이름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장타로 분위기를 결정짓는 역할을 해줘야 하는 4번타자인 만큼 장타력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한 것이다. 최근 2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고 최근 4년간 80홈런을 쏘아올린 박동원은 한 방이 있는 선수다.
박동원과 함께 류중일 감독의 입에서 이름이 나온 선수는 문보경과 송성문. 두 선수는 올시즌 소속팀에서 4번타자로 뛴 경험이 있다. 문보경은 올해 LG에서 타율 0.301, 22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이번 대표팀의 주장인 송성문은 키움에서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 노시환 등이 보인 '전통적인 4번타자'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선수들이다.
류중일 감독은 "노시환이 있었다면 걱정을 하지 않고 4번에 놓았을텐데 노시환이 빠지고 나니 누구를 4번에 놓을지 고민이 많다"며 "우선은 연습경기를 하는 동안 여러 선수들을 4번으로 써봐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개막 전까지 총 4번의 연습경기가 예정된 만큼 여러 선수들을 시험해보겠다는 것이다.
대회 개막 후에도 4번타자가 고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류중일 감독은 "좌완, 우완에 따라 타선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며 "지금 선수들 치는 것을 보니 '그림'들이 좋다. 하지만 다 비슷비슷하다"고 말했다. 능력에 큰 차이가 없다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기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류중일 감독은 '고정 라인업'을 선호하는 사령탑이다. 웬만해서는 주전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는 감독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수시로 라인업을 바꾸며 치를 수도 있다. 4번타자 뿐 아니라 다른 타순도 매 경기 다른 이름이 적힐 수도 있다.
류 감독은 "예전과는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아시안게임 때와도 APBC 때와도 달라졌다"며 "나는 원래 고정 라인업을 참 좋아하는 스타일이지만 컨디션에 따라 투입할 수도 있다. 단기전인 만큼 컨디션 좋은 선수들 위주로 기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대교체의 진통이 라인업 구성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연 4번타자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류중일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사진=류중일/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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