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곳곳에 ‘임대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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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지나 벌써 겨울을 맞을 채비에 분주하다.
거리엔 패딩을 입은 사람들이 간간이 보인다.
건물 1층 공실의 임대 문의 현수막이다.
집 근처에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이 있는데, 역세권인데도 '임대 문의'라고 써 붙인 상가가 눈에 띄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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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지나 벌써 겨울을 맞을 채비에 분주하다. 거리엔 패딩을 입은 사람들이 간간이 보인다. 그런데 낙엽이 쌓여 쓸쓸해 보이는 거리 풍경을 더욱 스산하게 하는 것이 있다. 건물 1층 공실의 임대 문의 현수막이다. 집 근처에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이 있는데, 역세권인데도 ‘임대 문의’라고 써 붙인 상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역 주변 폐업을 앞둔 주방용품 가게는 진열 상품들에 빨간 글씨로 땡처리 가격을 크게 써붙여 놓았다. 코로나19 시절에도 이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지난 한 해 폐업한 소상공인·자영업자만 100만명에 육박한다. 자영업자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지만 창업이 줄어 중고 물품들이 쌓인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중고 물품이 거래되는 벼룩시장은 활황이다. 이런 상황은 그래도 나은 것 같다. 폐업 뒤 남은 대출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태반이란다. 경기 불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정부와 국회만 딴 나라 세상인 것 같다.
황비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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