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힘 실어준 엄마…신세계·이마트 '투톱' 체제 굳힌다

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2024. 10. 3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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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 선언과 동시에 정유경 회장의 승진 인사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정용진-정유경' 남매간 실질적인 독자경영의 첫발을 뗐다.

두 남매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이 가지고 있는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마트는 정용진 회장이, 백화점은 정유경 회장이 책임지고 경영하는 투톱 체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희 총괄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사실상 마트는 장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백화점은 둘째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맡는다고 거듭 공언해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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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계열 분리 선언과 함께 정유경 승진 인사 발표
마트는 정용진, 백화점은 정유경…실질적인 독자경영 첫발
"승계 리스크 덜었다"…모친 이명희 회장 남은 지분 정리 관건
본업 충실+실적 턴어라운드+나이까지…더는 미룰 수 없었을 것
신세계그룹 정용진·정유경 남매. 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 선언과 동시에 정유경 회장의 승진 인사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정용진-정유경' 남매간 실질적인 독자경영의 첫발을 뗐다.

두 남매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이 가지고 있는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마트는 정용진 회장이, 백화점은 정유경 회장이 책임지고 경영하는 투톱 체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승계 리스크 덜었다"…이명희 회장 지분 정리 관건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공식 발표한 가운데 3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모습. 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은 30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그룹은 정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신세계그룹이 '승계 문제'라는 리스크를 덜었다고 보고 있다. 이명희 총괄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사실상 마트는 장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백화점은 둘째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맡는다고 거듭 공언해줬기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그룹 측은 이번 인사와 관려해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으로,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면서 '원활한 분리'를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룹 안팎에서는 이명희 총괄회장이 가진 이마트 지분 10%와 신세계 지분 10%에 대한 증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지분 18.56%를,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만, 계열 분리를 완성하려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정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승계 작업은 앞으로 최소 2년 이상은 걸릴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마트와 백화점 지분 문제에 있어서는 명확하게 정리가 된 것 같고, 남은 문제는 이명희 회장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증여할 것인가에 있다"고 말했다.

실적 턴어라운드+나이까지…더는 미룰 수 없었을 것

 
신세계그룹, 이마트-백화점 계열분리. 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이 지금 시점에서 계열 분리를 선언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룹 내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계열 분리를 준비해왔다. 지난 2020년에는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 8.2%씩을 두 자녀에게 각각 증여했다. 하지만 이후 2년여간 이어진 코로나19와 이커머스 업체의 급성장으로 본업인 오프라인 유통업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적절한 시점을 찾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 신세계백화점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이마트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면서 계열 분리의 명분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정용진 회장은 50대 후반, 정유경 회장은 50대 초반에 접어들었고, 어머니 이명희 회장은 80세를 넘기면서 승계 작업은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돼버렸다.

이날 인사 발표와 동시에 신세계와 이마트 주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서도 계열 분리를 본업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진검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일단 (승계작업)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지만, 이제 각 계열사로 독립이 진행됐을 때 두 (남매) 회장이 어떤 경영 능력을 보여주는지가 진검 승부를 펼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 백화점 부문은 정유경 총괄사장이 전부터 전담하고 있었고 실적도 매우 좋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항상 긴장하고 있었고, 앞으로도 변함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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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kdrag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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