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글로벌 '직접판매 네트워크' 강화...시장 점유율 '쑥쑥'

이재명 2024. 10. 3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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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수출을 이끌던 산업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미래 기술한국을 주도할 새 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2022년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베그젤마'는 당시 해당 시장에 8번째로 출시된 후발 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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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동력, 이제는 바이오] <3>셀트리온
직판, 현지 맞춤 유연한 가격 전략 유효
제품군 확대 따라 시장 영향력 가속화
편집자주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수출을 이끌던 산업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미래 기술한국을 주도할 새 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한국일보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쟁력과 기술력, 성장 전략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셀트리온 송도 본사 전경.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이 2022년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베그젤마'는 당시 해당 시장에 8번째로 출시된 후발 주자였다. 하지만 유럽에서 수년간 쌓아온 직접 판매(직판)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수주 계약을 성사시켜 출시 2년도 안 된 올해 시장점유율을 17%까지 끌어올려 경쟁기업들 사이에서 선두권에 자리를 잡았다.

셀트리온이 연구개발(R&D)뿐만 아닌 글로벌 의약품 유통에서도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셀트리온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및 항암 분야의 다양한 제품군은 전 세계 110여 개 국가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현지 파트너 기업을 통한 간접판매(간판)도 있지만, 셀트리온이 더욱 집중하는 건 직판 네크워크 확충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기존 시장을 선점한 글로벌 제약기업에 맞서 신규 진출한 기업이 직판 체제를 구축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과거 7년여간 유럽에서 파트너 기업과 협력한 경험을 통해, 2020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직판 시스템을 도입했다.

피하주사 방식으로 투여하는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정맥주사 방식인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변형한 약이다. 셀트리온 제공

직판 체제의 가장 큰 강점은 간소화된 유통 단계를 기반으로 가격 전략을 짜기가 유연하다는 점이다. 값비싼 오리지널 의약품과 경쟁하는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경우 합리적인 가격은 핵심 경쟁력일 수밖에 없다. 또한 직판을 위해선 숙련된 전문인력을 바로 확보해야 하는 등 초기 투자 비용은 높지만 곧바로 현지 정부와 의료진, 환자가 원하는 수요와 세일즈 역량을 흡수하는 게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이는 직판 직원들의 높은 제품 이해도와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로 직결돼, 제품군 전반에 대한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도 펼칠 수 있게 한다.

더구나 직판이 안착할 경우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한번 마련된 직판 영업망을 통해 후속 신규 제품들도 시장에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어서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유럽에서 셀트리온의 '램시마 제품군(IV∙SC)'의 시장 점유율은 66%에 달한다.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시장 점유율 25%), 유방암 및 위암 치료제 '허쥬마'(21%) 등은 유럽 내 항암제 분야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호주에서도 램시마SC는 시장 점유율 20%, 브라질에서는 80%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USA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셀트리온의 홍보 부스를 방문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2025년까지 11개 제품을 출시, 2030년 22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계획에 따라 글로벌 직판 망을 더욱 강화해나가는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아세안(ASEAN) 의약품 시장의 핵심 국가인 베트남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직판 체제 준비에 나섰다. 베트남 법인은 올해 상반기 스위스,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에 이어 설립된 셀트리온의 38번째 글로벌 현지법인이다. 셀트리온은 연말까지 현지에서 영업, 마케팅 업무를 담당할 전문 인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연말에 베트남 현지를 방문해 제품 출시와 법인 조직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세계 각지에 위치한 현지법인에서 직판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셀트리온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뿐 아니라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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