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퇴직연금 실물이전 스타트… 수익률 높은 연금 올라타라

이남의 기자 2024. 10. 31.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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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전쟁' 퇴직연금 머니무브] ⑭ 상품해지 없이 타금융사로 같은 유형으로 이전
[편집자주] 400조원 퇴직연금 시장의 본격적인 '머니무브'가 시작된다. 오는 31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가입자들은 수익률이 높은 상품으로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금융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82조4000억원으로 은행이 198조원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금융투자업계가 86조7000억원, 생명보험 78조4000억원, 손해보험 14조8000억원 순이다. 안정적인 연금 운용을 원하는 가입자는 은행,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가입자는 증권사로 이전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금융회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오늘부터 퇴직연금 운용 사업자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작된다./사진=이미지투데이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가 31일 시작된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에 운용하던 금융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퇴직연금 사업자을 바꿀 수 있다.
지금까지는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옮기려면 기존 퇴직연금 계좌에 있는 금융상품을 해지해야 했다. 이에 따라 펀드 환매·재매수 등의 비용과 불편함이 발생했다. 오늘부터 퇴직연금 운용 사업자 변경이 자유로워면서 가입자의 연금 운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퇴직연금 갈아타기 서비스… 노동부 4개 우수사업장 선정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부터 44개 퇴직연금 사업자 중 37곳이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를 시작한다. 증권사 2곳(iM증권·하나증권)과 은행 4곳(부산은행·경남은행·iM뱅크·광주은행), 보험사 1곳(삼성생명)은 시스템 구축 지연 등을 이유로 추후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올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00조878억원에 달한다. 금융권별 퇴직연금 적립금 시장점유율도 은행이 시장점유율 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증권사 22.7%, 생명보험사 20.5% 순이다.
/표=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는 41개 퇴직연금 사업자를 대상으로 운용 성과 및 역량, 수수료 적정성 등을 평가해 이들 4개 금융회사를 우수 사업자로 선정했다.

전체종합평가 상위 10%에 선정된 사업자는 평가항목 배점에 따라 집계한 결과 하나은행, 미래에셋증권, KB손해보험, NH투자증권이 선정됐다. 하나은행은 별도의 컴플라이언스팀을 신설, 퇴직연금 서비스 역량을 높인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방소재 기업에 대한 자산관리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하고 은퇴 직전 재작지 및 퇴직자를 대상으로 노후설계 교육을 강화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펀드 개수를 적정 수준으로 제한해 효율성을 높이고 퇴직연금 상담을 위한 전용 콜센터를 운영해 가입자 편리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KB손해보험은 가입자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체계 고도화, NH투자증권은 자산위탁운용관리(OCIO) 플랫폼을 활용한 확정급여(DB)형 수익률 제고 등에서 높이 평가됐다.

노동부 측은 "퇴직연금 사업자는 근로자의 노후 소득 운영을 맡고 있는 만큼 수익률 성과와 서비스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는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를 추진하는 등 퇴직연금 사업자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꾸준히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 서비스 따져… "수수료 낮춰야"


연금 전문가들은 이번 '연금 갈아타기'를 자산 점검의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한다. 내 자산이 원금보장형이나 국내 투자에 쏠렸으면 투자상품과 해외상품 편입을 고려해볼만 하다. 퇴직연금 전문 인력·상담센터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등을 갖춘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에 맞춰 인공지능(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RA) 투자 일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르면 연내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한정해 RA 일임 서비스가 시범 운영될 전망이다. RA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직접 매매까지 대신해서 진행할 수 있다.

국내에선 RA 기반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자문형 서비스만 가능하다. 로봇(Robot)과 자산 관리 전문가(Adviser)의 합성어인 RA는 투자자의 투자 성향을 토대로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의 자산 운용을 자문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시장 데이터 분석 자료에 통계적 예측 기법을 적용해 투자 판단을 내리는 RA의 특성이 퇴직연금 같은 장기 투자에는 적합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IRP 계좌를 관리할 경우 수수료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통상 IRP 계좌를 금융회사 창구에서 '대면'으로 개설하면 계좌에 넣어둔 퇴직급여와 본인 추가 납입금의 0.2~0.4%(매년 1회)를 관리 수수료로 납부해야 한다.

장기간 계좌를 유지하다 보면 수백만원에 달하는 수수료도 낼 수 있다. 이에 모바일 앱을 통해 IRP에 가입해 수수료 '전액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최초로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를 무료(펀드 보수 등 별도 발생)로 제공하는 '다이렉트 IRP'를 출시한 바 있다"며 "퇴직연금 이전 기간 동안 일정금액 이상을 입금한 고개은 상품권을 제공하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퇴직연금의 금융권역별 수익률은 증권사가 7.11%로 가장 높다. 은행의 수익률은 4.87%, 손해보험 4.63%, 생명보험 4.37%였다. 현재 점유율로는 은행이 적립금 198조원 규모로 51.8%의 절대적인 우위다. 이어 증권(22.7%) 생명보험(20.5%) 손해보험(3.9%)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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