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무기 지원 우선 검토… 공격 무기는 전황 따라 단계적으로”

양승식 기자 2024. 10. 3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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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러시아 파병] 우크라 무기지원 논의 본격화
지난 29일(현지 시각) 러시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주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이 미사일 발사는 핵 억지력 훈련의 하나로 실시됐다. /EPA 연합뉴스

정부가 30일 우크라이나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한 전쟁 지원 문제를 본격 논의한다고 밝히면서 우리 정부의 지원 방안이 조만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우크라이나 특사가 방한하면 현지 사정 등을 들어보고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할지 결정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 ‘단계적 지원’을 밝힌 상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무기 지원 레드 라인을 정해둘 경우, 그게 뚫리면 방책이 없어서 우리는 침착하고 절제된 원칙에 입각한 단계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일단 ‘방어용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탄도미사일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시민을 방어할 방공 체계와 무인기 관련 전력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시급하게 지원을 바라는 방공 무기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다. 천궁-Ⅱ 같은 탄도미사일·항공기 요격 체계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이스라엘·중국·러시아·한국 정도다.

다만 정부가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바로 제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군과 UAE·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군에 납품해야 할 물량이 밀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공기 요격용 무기인 천궁-Ⅰ, 보병용 지대공 무기 신궁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방공 무기로 검토되고 있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우크라이나에서 온 군 관계자를 만나봤더니 그들이 제일 원하는 게 방공 무기”라며 “구형 지대공미사일인 ‘호크(HAWK)’ 제공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호크는 한국군이 1960년대 미국에서 도입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로, 노후화돼 천궁 체계로 대체되고 있다. 적 드론을 전파 교란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재밍(전파 방해) 드론’이나 ‘안티 드론건’도 우크라이나에 지원 가능한 방어 무기로 거론된다.

정부는 당장은 아니지만 북한이 파병 반대급부로 러시아에서 핵·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을 제공받는 등 선을 넘을 경우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용 무기 제공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 로켓, 전술 지대지 유도무기 등이 지원 가능한 무기로 거론된다. 우크라이나군 자주포가 사용하는 155㎜ 포탄, 박격포용 60㎜ 포탄을 제공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전황 분석팀’과 관련해 “북한군 활동과 관련한 전황을 살피고 분석하고, 모니터링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모니터링 내용이 단지 현지에서 일어나는 군사적 문제에 그칠 것이냐, 아니면 북한군의 심리적 동요와 이탈에 관한 문제까지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의해서 처리할 필요가 있느냐는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전황 분석팀 파견을 ‘파병’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육군 대장 출신인 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날 “해외에 (군인) 1명이라도 보내는 것은 파병이다. 국회 동의 사항”이라며 “윤석열 정권에서 전쟁터에 국회 동의 없이 참관단을 파견 보낸다면 국방부 장관 탄핵 등 다양한 법적 강구를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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