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민간기업 2604곳 육아휴직 사용률 의무 공개
내년 3월부터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한 민간 기업 2600여 곳을 대상으로 남녀 직원의 육아 휴직 사용률을 의무 공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는 공공기관만 남녀 직원의 육아 휴직 사용률을 공개하고 있다.
3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는 제5차 인구 비상 대책 회의를 열고 이렇게 발표했다. 정부는 다음 달 기업 공시 서식을 개정해 기업 2604곳(코스피 845곳, 코스닥 1759곳)이 남녀 직원의 육아 휴직 사용률을 공개하도록 할 예정이다. 12월 결산 법인은 내년 3월부터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DART)에 공시하는 사업 보고서에 남녀 육아 휴직 사용률을 담아야 한다.
정부가 일·가정 양립 우수 중소기업의 정기 세무조사를 유예해 주기로 한 조치는 내년 1월부터 2년간 시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4차 인구 비상 대책 회의에서 “일·가정 양립에 앞장서고 있는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검토하고 국세 세무조사 유예와 같은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날 저출산위는 “기업의 만족도 등을 평가해 세무조사 유예 기간 연장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라며 시행 기간(2년)을 밝혔다. 대상은 가족 친화 인증 중소기업 약 4100곳, 일·생활 균형 우수 중소기업 약 200곳 등 4300기업이다.
또 정부는 주차장에 ‘영유아를 동반하거나 임신부가 탄 자동차’ 전용 주차 구역을 만들 수 있도록 주차장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지자체가 각 지역 여건에 따라 설치토록 하는 방안이다. 주차 구역의 크기 등 세부 사항은 시행령으로 정할 계획이다. 또 서울과 경기 지역 간 광역버스에 임신부 배려석이 눈에 잘 띄도록 유색 좌석 시트를 설치하기로 했다. 지금도 광역버스에 임신부 배려석이 있지만 일반석과 구별하기 어려워 유명무실하다.
한편 임신 초기인 11주 이내 유·사산 휴가 기간은 현행 5일에서 10일로 늘어난다. 5일로는 유산이나 사산을 겪은 여성이 심신을 충분히 회복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유·사산을 겪은 여성의 회복을 돕도록 배우자의 유·사산 유급(3일) 휴가도 신설한다. 중소기업은 배우자 유·사산 휴가 신설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급여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난임 부부에 대한 의료비 지원이 확대된다. 지금은 난자 채취 실패로 난임 시술이 중단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은 시술 지원금은 반환해야 한다. 앞으로는 지자체 지원금을 환수하지 않도록 조치한다. 또한 산후조리원의 안전·위생·서비스 등에 대한 평가를 의무화하고 평가 결과를 공표하는 동시에 우수 기관 인증 마크도 부여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자체 2곳 이상이 협력해 산후조리원이 부족한 지역에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을 추진할 경우 지방 소멸 대응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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