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 여사 문제 해결 필요하나 지금 한 대표 식으로 되겠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개혁 동력을 위해 11월 내에 먼저 매듭지어야 할 것들이 있다”며 “국민이 우려하는 지점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금 여권의 상황을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규정하면서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국민이 우려하는 지점’이라며 에둘러 말한 것은 다름 아닌 김건희 여사 문제다. 지난 총선 참패,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추락,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반복적 충돌, 지금 당정 갈등의 현안이 된 특별감찰관 문제 등 모두가 김 여사 문제와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다. 지난 총선 때부터 대통령과 친윤은 이 사안을 피하고 숨기고 외면하기만 했다. 이 때문에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이들과 충돌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한 대표가 사전 협의와 조율 없이 자신의 목소리만 앞세우다 보니 문제의 해결보다는 충돌의 심화로 이어진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대표가 갈등 조정자의 자세로 민심과 당심, 그리고 한 대표에 대한 비판자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지금 같은 갈등은 피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한 대표는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과의 충돌을 피하려 했다. 그는 “대통령실도 변화의 길로 가고 있다고 본다.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친윤계에서도 김 여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실을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김 여사 특검 공세, 민주당 이재명 대표 선거법 및 위증교사 1심 선고,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 복합 위기를 앞두고 당정이 김 여사 문제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커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대표는 100일 전 당대표 당선 당시 “내 정치적 목표는 윤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라고 했지만 상황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당정 갈등은 악화됐고 지지율 하락으로 개혁 동력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윤 대통령 책임이라고 해도 한 대표에게도 돌아봐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한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 중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철옹성과 같은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판적인 사람들을 포함해 이에 공감하는 세력을 더 늘려야 한다. 한 대표는 줄여오지 않았나. 먼저 말하기보다는 많이 듣고, 몰아세우기 보다 설득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 국정 동력 상실의 위기에 돌파구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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