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먹부림의 행복여행, 울진 죽변항을 가다 [투얼로지]

울진|김재범 기자 2024. 10. 3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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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숲의 정취가 무르익은 덕구계곡의 용소폭포와 선녀탕, 그리고 위에 놓인 제5교량. 다리는 독일 뒤셀도르프의 크네이프교를 본땄다고 한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대부분 사람들은 일상의 여러 부분에 마음에 두는 ‘단골집’이 하나, 둘은 있다. 음식점부터 세탁소나 미용실, 또는 믿고 찾는 의사가 있는 병원도 있다. 여행지도 마찬가지다. 새롭고 재미난 곳을 찾아 떠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정기적으로 또는 마음만 내키면 가는 곳이 있다. 나에게는 동해안의 죽변항이 그런 단골 여행지 중 하나이다. 수도권에서 거리도 멀고, 교통도 편치 않은데 참 다양한 계절에 걸쳐 죽변의 바다와 계곡에 갔다.
죽변의 명물 해안스카이레일. 시속 5km의 느릿한 속도로 해변을 달리는데, 창밖으로 가을 동해의 파도가 다가오는 것이 매력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울진 북부에 위치한 죽변은 계절별로 다른 느낌을 주는 바다 풍광이 매력적이다. 그리고 내륙에는 온천을 즐기는 멋진 계곡을 지녔고, 다양한 해산물도 맛난 곳이다. 하지만 ‘왜 그렇게 자주 가냐’고 물으면 내 대답은 ‘그냥 그곳 분위기와 느낌이 좋다’이다. 죽변에는 다른 곳에서 느끼기 힘든 그 고장만의 바이브(vibe)가 있다. 그것이 여행자의 마음을 자극한다. 그래서 뒤늦게 찾아온 가을도 이제 서서히 저물어 가는 요즘 다시 죽변으로 발길을 향했다.
지난해 열린 ‘죽변항수산물축제’의 활어 맨손잡기. 올해는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신선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고 수산물 즉석경매에서 요트승선 체험 같은 다양한 행사가 축제 기간에 열린다 사진제공|울진군청
●여행자 반기는 식도락 잔치 ‘죽변항수산물축제’ 여행으로 죽변을 찾을 때마다 매번 다른 기대를 품고 가지만, 요즘 죽변여행의 으뜸 목표는 먹부림이다. 식도락의 계절인 가을에 제철 해산물을 맛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죽변에서는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2024 죽변항수산물축제’가 열린다.
‘2023 죽변항수산물축제’서 초대형 비빔밥을 만드는 모습. 올해는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죽변항 일대에서 열린다 사진제공|울진군청
울진 북쪽에 위치한 죽변항은 대게 어획량에서 남쪽 후포항과 쌍벽을 이루는 곳이다. 북쪽으로 강원도 삼척과 인접하고 울릉도, 독도와도 최단거리에 위치한 울진군의 북쪽 관문이자,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이다.
가을 아침 죽변항수산시장의 생기 넘치는 모습. 밤새 바다에서 조업해 잡은 각종 생선을 정리해서 경매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지엔씨이십일
축제 기간 죽변에서는 청정 해역에서 잡아 올린 각종 수산물을 만날 수 있다. 수산물과 건어물 판매장터, 활어 맨손잡기, 요트승선 체험 등의 행사와 수산물 레크레이션, 죽변항 수산물 즉석경매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한다.
푸른 바다 위를 달리는 죽변해안스카일레일. 현재는 죽변 승차장서 출발해 하트 해변 정차장을 지나 봉수항 정차장서 유턴하는 코스만 운행한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박력 넘친 가을 바다 감상, 스카이레일 이맘 때 동해안의 바다는 박력 넘친 파도와 시원한 해풍이 어우러져 찾아온 이의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호쾌함이 있다. 그런 바다의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이다. 바닷가를 따라 놓인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무인 모노레일을 타고 바다의 풍광을 만끽한다. 원래 코스는 죽변항-봉수항의 2.8km A코스와 후정해변-봉수항까지의 2km의 B코스 두 가지다. 현재는 죽변 승차장서 출발해 하트 해변 정차장을 지나 봉수항 정차장서 유턴하는 코스만 운행한다.
죽변해변스카이레일은 무인시스템으로 자동으로 바닷가 레일 위를 시속 5km 속도로 달린다. 바다 경치를 구경하기 딱 좋은 속도여서 가을 바다의 매력을 한껏 눈에 담을 수 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시속 5km로 느긋하게 해변을 지나기 때문에 눈 아래로 펼쳐지는 가을 바다를 실컷 볼 수 있다. 또한 하트해변,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 죽변등대 등 지역 명소도 스카이레일을 타고 볼 수 있다.
죽변의 해변 산책길 용의 꿈길을 걷다 만나게 되는 죽변등대. 1910년에 만든 울진서 가장 오래된 등대로 바닷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현역’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대숲 스치는 바람소리 매력, 용의 꿈길 해안스카이레일 승강장 끝과 죽변 명소 하트해변을 잇는 바닷가 산책길이 용의 꿈길이다. 해안절벽을 따라 숲 사이로 펼쳐진 고즈넉한 오솔길인데, 우거진 나무 사이로 보이는 짙푸른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맛이 참 좋다. 산책길을 걷다 만나는 죽변등대는 1910년에 만든 울진서 가장 오래된 등대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154호로 10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났지만 지금도 바닷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다.
죽변의 바닷가 산책길인 용의 꿈길. 좌우의 울창한 나무는 소죽(小竹)이다. 죽변이란 지역명은 이렇게 대나무가 많이 자생해서 붙은 이름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용의 꿈길을 걷다 보면 죽변등대 주변에 유난히 대나무가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죽변이란 이 고장의 이름 자체가 대나무가 많이 자생해서 붙었다. 이곳 죽변에 자생하는 소죽(小竹)은 과거에는 화살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했다고 한다. 등대 맞은 편에는 아담한 공원이 있다. 이곳에 독도 최단거리 표지석이 있다. 죽변면 죽변리와 독도 사이 거리가 216.8km로 이곳이 독도와 가장 가까운 땅이라는 의미다.
용의 꿈길 초입에 있는 2004년 SBS에서 방영한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세트장.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주황색 지붕이 어우러져 죽변 여행의 인증샷 포인트로 인기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용의 꿈길 끝 바닷가에 이르면 TV 드라마 ‘폭풍속으로’ 촬영 세트장이 나온다. 절벽 위에 세워진 이 세트장은 주황색 지붕과 푸른 동해 바다가 어우러져 사진 포인트로 좋다.
욍피천 하류 위를 오가는 왕피천 케이블카. 길이 700m가 조금 넘는 구간을 운행하는데 바다와 왕피천 물위를 보면서 오갈 수 있어 짧은 탑승시간의 아쉬움을 달래게 해준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관동제일루의 위용, 망양정과 왕피천 케이블카 왕피천은 경북 금장산에서 발원하여 울진군을 지나 동해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길이가 60km로 아주 긴 하천은 아니지만 울진과 양양 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로 지역민의 삶을 지탱해 준 삶의 벗이다. 왕피천이란 좀 독특한 이름은 옛날 실직국(悉直國)의 왕이 피난왔다고 해서 마을 이름을 왕피리,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을 왕피천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 조선 숙종이 ‘관동제일루’라는 현판을 하사했던 정자로 문인 정철과 화가 정선 등 조선시대 예술가들이 글과 그림으로 극찬을 했던 명승지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이전에는 그냥 바다와 맞닿은 경치가 볼만한 하천이었으나, 요즘은 인근 망양정과 이어지는 케이블카와 은어다리 등 볼거리가 제법 생겼다. 왕피천 케이블카는 편도 길이가 700m 안팎으로 짧다. 높이도 계곡이나 산 정상까지 운행하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야트막하다. 하지만 왕피천과 바다가 만나는 하류 유역 위를 낮게 지나가기 때문에 곤돌라 안에서 보는 경치가 그럴듯하다. 바닥이 투명한 곤돌라를 타면 왕피천 위를 지날 때 물속으로 오가는 물고기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망양정에서 바라본 왕피천 하류의 전경. 내륙을 구비구비 흘러 내려온 물이 동해와 합쳐지는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왕피천 케이블카의 짧은 이동이 아쉬우면 정류장 옆 100m 야트막한 언덕길로 향하자. 언덕길 정상에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이 있다. 망양정(望洋亭)이란 이름 그대로 너른 동해 바다가 한 눈 가득 들어온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구조의 정자로 고려시대 처음 지어 조선 성종 때 현 위치로 이전했다. 망양 해수욕장 남쪽의 바닷가 언덕 위에 자리했는데, 정자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관동팔경 가운데 으뜸이라고 조선 숙종이 ‘관동제일루’라는 현판을 하사했다.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절경을 극찬했다. 화가 정선도 ‘관동명승첩’에서 그림으로 담는 등 옛부터 예술인들의 창작욕을 자극한 명소이다.
왕피천 하류의 은어다리. 금속을 사용해 거대한 은어 형상의 조형물을 다리 양쪽에 만들었다. 낮에는 은어 몸체가 햇빛에 반짝이고, 밤에는 몸에 설치한 경관조명이 빛을 내며 색다른 볼거리를 보여준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인근 은어다리도 교량 몸체에 두 마리의 은빛 물고기 조형물을 지어 눈길을 끄는 볼거리다. 낮에는 햇빛을 반짝이는 다리의 물고기 조형물이 인상적이고, 밤에는 은어 몸체에 설치한 경관 조명이 빛나면서 볼거리를 선사한다.
망양 해수욕장의 색다른 명물 거북바위(오른쪽). 햇살이 바위를 비추는 아침 나절에 찾아가면 바위의 색이나 형상이 영락없는 거대한 거북이의 뒷모습 형상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망양 해수욕장 끝 자락에는 거북바위라는 색다른 명소도 있다. 바다에 툭 튀어 나온 꽤 큰 크기의 바위인데 영락없이 거북이의 뒷모습 형상이다. 오후나 해질녁보다는 바위에 햇살이 환하게 드리우는 아침 나절이 거북바위를 관찰하기 딱 좋다.
덕구계곡 용소폭포 위의 제5교량에서 내려다 본 계곡 모습. 가을 햇살 아래 폭포의 물줄기가 선녀탕을 지나 계곡을 따라 굽이쳐 내려가고 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온천과 함께 트레킹, 덕구계곡 울진에는 두 개의 유명한 온천이 있다. 남족 후포 근처의 백암온천과 북쪽 죽변 인근의 덕구온천이다. 두 온천 모두 멋진 계곡이 함께 있는데, 계곡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백암 온천이 비교적 천의 규모가 크고 광산 개발로 인해 많이 개발된 사람 손길의 자취가 느껴진다면, 덕구 온천은 오밀조밀 이어지는 계곡이 인상적이다.
덕구계곡의 풍광을 즐기는 가을 등산객들. 응봉산 정상 부근의 급경사를 제외하고는 주차장에서 원탕까지의 트레킹 코스는 난이도가 높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덕구계곡은 울진군 북변 덕구리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 998m의 응봉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덕구온천의 물이 나오는 원탕이 자리한 곳인데, 사계절 모두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전에 겨울에 왔을 때는 푸른 빛을 띠며 꽁꽁 언 계곡물의 모습이 멋있었는데, 요즘은 청량한 물소리를 내며 계곡을 내려가는 물줄기와 우거진 숲의 어우러짐이 절경이다.
덕구계곡의 두번째 다리. 한강 서강대교 모습을 본따 만들었다고 한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덕구온천에서 원탕까지 이어지는 4km의 오솔길은 금강산 구룡폭포 가는 길의 축소판이라 할 정도로 절경이다. 이곳의 명물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량 12개의 축소형이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부터 서강대교, 노르망디교, 하버교, 청운교, 크네이프교 등을 계곡에 만들어 이를 하나씩 건너는 재미가 있다. 형제폭포, 옥류대, 용소폭포 등 절경을 감상 하다보면 덕구온천의 원탕에 다다른다. 원탕 아래 족탕도 있다.
덕구계곡의 명소인 용소폭포. 온천 원탕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데 주차장에서 대략 40여분 정도 걸린다. 길이 평탄해서 누구나 쉽게 이곳까지는 올 수 있는데, 녹음 우거진 계곡을 걷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주차장에서 응봉산 정상까지 정상인 걸음으로는 약 3시간 정도로 대개 트레킹 전이나 후에 덕구온천까지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정상 부근은 급경사지만 3분의 2 지점인 원탕이나 중간 위치인 용소폭포까지는 길이 그리 험하지 않아 비교적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
울진봉평리신라비전시관. 1988년 논에서 우연히 발견된 삼국시대의 중요한 사료이자 국보 문화제를 보존, 전시하기 위해 꽤 공들여 만든 전시관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시골 논에서 발견한 국보, 울진봉평리신라비 1988년 봉평리의 논 객토작업 중 처음 발견했다. 2~3개월 방치되어 있는데, 돌에 글씨가 새겨진 것을 마을 주민이 발견하고 신고했다. 오랜 세월 땅속에 묻혀 있었기 때문에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원래의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다.

비문의 일부가 마멸되어 정확한 판독이 어려우나 신라 법흥왕 11년(524)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석은 자연 돌을 다듬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으며, 전체적인 모양은 사다리꼴에 가깝다. 비문은 한쪽 면에만 새겨져 있는데, 글자 수는 400자 정도이다. 글씨는 중국 남북조시대에 북조의 영향을 받은 해서체이나, 예서체의 모습도 보인다.

울진봉평리신라비. 400여자 정도의 비문이 젹혀 있는데 신라시대의 사회구조와 왕권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내용은 전형적인 한문이 아니라 신라식의 독특한 한문체를 사용하여 파악이 어렵지만 전체적인 윤곽은 짐작할 만하다. 규모는 작지만 형태는 고구려 장수왕 2년(414)에 세운 광개토왕비와 유사한 고구려계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 비의 발견으로 고대사 연구가 활성화되는 계기를 제공했다. 특히 ‘삼국사기’의 기록이 사실임을 증명해 주었다. 이외에도 부(部)를 초월하지 못한 왕권의 한계, 당시 신라의 영역, 관료제도, 지방통치조직과 촌락구조, 의식행사 양상 등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사료이다.
죽변의 로컬 맛집 ‘예원’의 명물 비빔짬뽕(아래)와 문어 탕수육. 신선한 해산물이 많은 지역 특징을 잘 살린 메뉴인데 숨은 지역 고수의 내공이 느껴지는 맛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가을 미각 자극하는 문어 탕수육과 대구탕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걸쳐 동네마다 범상치 않은 내공을 지닌 ‘중국집’이 하나씩은 있다고 한다. 만약 죽변에서 그런 집을 찾는다면 중식당 예원이 있다. 식당 외양은 딱 평범한 지방 중식당인데,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 특성을 살린 메뉴가 돋보인다. 이곳은 해산물을 아낌없이 쓴 죽변짬뽕이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해산물의 감칠 맛이 면에 잘 배어있는 비빔짬뽕도 인기가 높다. 문어를 통채로 튀겨 소스를 붓거나 찍어 먹는 문어 탕수육도 거의 테이블마다 기본으로 시키는 시그니처 메뉴이다.
죽변항 우성식당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대구탕. 매운탕으로 주문했는데 칼칼하면서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죽변항에 있는 우성식당은 동해의 명물인 물곰국과 대구탕, 가자미 찌개가 전문이 식당이다. 가게 안팎에 붙은 여러 미식 프로그램 출연 사진이 이 집의 유명세를 보여주는데, 주말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픈 런을 각오해야 한다. 메뉴가 특별하기 보다는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해산물이 지닌 본연의 맛을 잘 살리는 소박한 조리가 인상적이다. 이번 방문에서는 맛본 대구 매운탕 역시 칼칼하면서 시원한 국물의 깊은 풍미가 입맛을 사로잡았다.

울진|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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