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258] 구사(九思)로 재어보니
‘논어’ 리더십의 최고봉은 구사(九思)이다. 예를 들어 첫째 시사명(視思明)이다. 이때 시(視)는 그냥 ‘보다’가 아니라 ‘일을 보다[視事]’는 뜻이다. 임금이 신하들과 함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을 시사(視事)라고 한다. 이럴 때는 반드시 명(明)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명(明)이란 신하들의 간사함이 끼어들지 않게 하고 임금 또한 사사로움을 개입시키지 않는 것을 말한다. 결국 시사명(視思明)이란 공명정대(公明正大)한 일 처리를 말하는 것이다.
이어 청사총(聽思聰)이다. 옛날에는 임금이 행하는 정치 행위를 청단(聽斷)이라고 했다. 듣고서 판단한다는 말이다. 조정의 일을 들을 때는 반드시 총(聰), 즉 귀 밝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신하가 하는 보고에 자기모순은 없는지, 자기 잘못을 남에게 돌리지는 않는지 등등을 꿰뚫어 보는 것이 총(聰), 즉 귀 밝음이다.
아홉 가지 중에서도 총명(聰明) 이 둘을 맨 앞에 배치한 것은 그만큼 리더의 귀 밝음과 눈 밝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낯빛을 취할 때는 반드시 따스함을 생각해야 하고[色思溫] 용모를 취할 때는 반드시 공손함을 생각해야 하고[貌思恭] 말을 할 때는 반드시 진실함을 생각해야 하고[言思忠] 일을 할 때는 반드시 주도면밀함을 생각해야 하고[事思敬] 의문이 날 때는 반드시 질문 던지기를 생각해야 하고[疑思問] 화가 날 때는 반드시 그로 인해 닥칠 어려움을 생각해야 하고[忿思難] 이득을 보았을 때는 반드시 그것을 취하는 것이 마땅한지를 생각해야 한다[見得思義].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전반부를 마쳐가고 있다. 지지율은 20% 초반대로 곤두박질쳤고 국정 동력은 고갈 상태이다. 무엇보다 걱정은 대통령 자신이 이런 상황을 타개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구사(九思)를 잣대로 보자면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항목이 거의 없다. 길은 오직 하나, 자기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너그러운 잣대를 쓰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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