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내 김여사 문제 해소하겠다”…취임 100일 맞은 이 남자의 직진

김명환 기자(teroo@mk.co.kr),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2024. 10. 3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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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변화와 쇄신 첫걸음이 특별감찰관
이재명 1심 전에 與 윤리적문제 털어야
대통령실도 변화의 길 가고있다고 생각
재보선 출마·당권대권 분리에는 말아껴
100일 기점 당내 勢확대 드라이브
대안제시 많지만 성과 미미하단 지적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취임 100일을 맞아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문제를 11월 내에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란다”고 전제한 뒤 4대 개혁 동력을 키우기 위해선 현재 당정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등 떠밀리지 않고 변화와 쇄신을 주도해야 한다”며 “첫 걸음이 특별감찰관”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드러난 문제들을 비롯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지점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서 이견이 있는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한 대표는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지 못하면 개혁 추진은 어렵다”며 “국민의힘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고 말했다. 내부 문제를 해결해야 1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1심 선고 이후의 정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이 안 되면 자체적으로 김여사 특검법을 발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감찰관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한 대표는 이날 회견에선 대통령실과 확전을 피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대통령실도 변화의 길로 가고 있다고 본다”며 “저희가 요청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길을 찾기 위해 대통령실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래야 한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선을 언급하며 “부산의 국정 지지율이 27%였지만 당은 61%를 득표했다”며 “우리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민심도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대통령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민심’이라는 단어를 17번이나 썼다. 성장(9회), 변화(7회), 쇄신(6회), 복지(5회), 기회(4회) 등의 단어도 여러 번 언급했다.

그는 개인적인 질문에는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 내년 4월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원내·원외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인적으로 뭘 하느냐 하는 차원은 생각하지 않고, 당의 위기 극복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대선에 출마하려는 당 대표는 대선 1년 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대해서도 “제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당심과 민심이 정할 문제”라고만 답했다.

야당과는 조금 더 각을 세웠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 대한 입장 표명, 이재명 대표 혐의와 관련한 여론전 중단 등 ‘3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표와의 2차 회담에는 “그동안 미뤄왔던 법안을 추린 뒤 대승적으로 합의할 법안을 많이 만들어보자는 얘기를 나눌 것 같다”며 “진지하고 실용적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했다.

친한동훈계는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한 대표 체제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당 안팎으로 스킨십을 늘리고 당 운영의 그립감도 더욱 강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행보는 일단 친한계 기반이 어느정도 구축됐다는 내부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는 지난 6일과 22일 두 번의 만찬을 통해 20명 이상의 현역 의원을 모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는 의견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미 총선 과정에서 보수 지지층 상당수가 친윤에서 친한으로 옮겨갔다. 전당대회에서 63% 지지로 선출된 것이 그 결과”라면서도 “그러나 대표가 된 이후에 말은 강하게 하지만, 정작 윤 대통령과 차별화되는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심이라는 단어가 물론 좋지만, 당 대표는 당원들 마음을 먼저 읽고 행동해야 세가 붙는다”며 “현 상황에서 본다면 100일 성적표는 과락을 겨우 면한 정도”라고 했다.

김형준 배제대 석좌교수는 “대안 제시 능력은 뛰어나지만 문제 해결 능력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며 “지도자가 어떤 대안을 제시할 때는 반드시 성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변화와 쇄신을 얘기하지만, 그 범위가 너무 좁고 김 여사 관련 문제에 대해서만 변화가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며 “더 큰 틀에서 쇄신을 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김 교수도 “수평적 당정관계를 위한 노력과 악조건 속에서 얻은 재보선 승리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며 “이견을 많이 내는 당 대표라는 이미지도 새로운 방식의 정치를 진행 중이라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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