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내가 김진태 살려…사모님 그래가 해결” 김건희 여사 통해 ‘강원지사 선거 공천개입’ 정황

문광호·손우성·박하얀 기자 2024. 10. 3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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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경씨와의 통화 녹취록서 드러나…김 지사 측 “사실무근”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 명태균씨가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어렵게 강원도지사 공천을 받은 김진태 강원지사를 두고 “김진태 (지사가) 나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막 이래가 막 사모님 그래가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 말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김 지사 공천에 자신이 김건희 여사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2022년 4월18일 오후 9시57분 명씨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씨가 통화한 녹취를 보면 명씨는 “아이고, 김진태는 그거 내가 살린 거야”라며 “어제 김진태(한테) ○○○씨 아는 분이 갔는데 내 얘기하니까 ‘그분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벌떡 일어나 손잡고 막 흔들더래요”라고 말했다. 명씨는 그러면서 “참 내, 아니 어제 잠도 못 잤다”며 “김진태 (지사가) 나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주무시면 안 돼요’ 막 이래가, 막 사모님 그래가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 말했다.

명씨가 대화를 나눈 4월18일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강원지사 후보로 황상무 전 KBS 앵커를 결정했던 것을 번복한 날이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말을 인용해 “김 지사가 명씨의 도움으로 김 여사를 찾아가 ‘충성맹세’를 했고, 이를 계기로 경선 기회를 얻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공천개입 의혹은 일절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명씨가 대선 직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들에게 공천을 약속하며 돈을 받아 윤 대통령을 위한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드러났다. 명씨는 “이○○이나 좀 당선 좀 시켜야 되는데”라고 했다. 발언 속 이씨는 대선 열흘 전인 2022년 2월28일 명씨가 강씨에게 선거일까지 매일 대선 여론조사를 하라고 지시하며 “돈은 모자라면 A이고, B이고, C한테 받아오면 된다”고 한 세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이씨는 지방선거 국민의힘 경북·경남 예비후보 등록자였다.

김영선 전 의원의 국회부의장 출마도 윤 대통령 부부 허락이 있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도 확인됐다. 그는 2022년 7월1일 강씨에게 “사람들이 국회부의장 나가느냐 물어보면 그거는 고민하고 있다고 하라. 언제 나가야 돼? 그러면 김영선은 대통령하고 사모 오더가 있어야 나가”라고 말했다.

문광호·손우성·박하얀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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