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산 휴가 5일서 10일로…민간기업도 육아휴직률 의무공개

저출산委, 임신·출산 가구 보완대책 발표
배우자 유·사산 휴가 신설
일·가정 양립 中企 세무조사 유예

유산이나 사산을 한 여성이 충분히 회복한 이후에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사산 휴가 기간이 기존 5일에서 10일로 늘어난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한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국세 세무조사가 유예된다. 또 공공기관에 국한해 공개했던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이 민간기업으로 확대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는 30일 열린 제5차 인구비상대책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임신·출산 가구 지원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기존 5일 휴가로는 유·사산을 겪은 여성 근로자가 건강을 충분히 회복할 수 없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 임신 초기로 분류되는 11주 이내의 유·사산에 대한 휴가를 10일로 확대한다.

배우자에 대한 유·사산 유급휴가(3일)를 신설하는 한편, 배우자 유·사산 휴가 신설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에는 정부가 급여를 지원한다.

난임부부에 대한 의료비 지원도 확대된다. 현재는 난자 채취 실패로 난임 시술이 중단된 경우 시술에 대한 건강보험급여를 환수하진 않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시술 지원금은 반환해야 한다.

앞으로는 난자 미채취나 수정 가능한 난자 미확보 등으로 난임 시술이 중단되더라도 건강보험급여와 마찬가지로 지자체 지원금도 환수하지 않는다.

출퇴근 시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과 경기를 오가는 임산부를 위해 광역버스에 배려석이 마련된다. 주차장법을 개정해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이나 임산부를 위한 전용 주차구역이 만들어진다.

산후조리원에 대한 안전·위생·서비스 평가가 의무화되고, 우수기관에는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등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또 정부가 제공하는 임신·출산·육아 관련 각종 지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이용자 자격요건 등에 따라 자동으로 정보를 안내하는 통합 정보제공서비스 '혜택알리미'를 내년 1분기부터 제공된다.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한 대책도 강화한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한 우수 중소기업에 대해선 내년부터 2년간 정기 세무조사를 유예한다.

가족친화 또는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으로 인증된 기업 중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중소기업은 조사 착수 예정일로부터 최대 2년간 세무조사를 유예받을 수 있다.

단기 육아휴직제도의 경우 기업과 근로자의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된다. 현재 연간 1회 2주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연 1회 1주 단위로 최대 2주간 나눠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는 민간기업도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개해야 한다. 현재 공공기관은 공공기관 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 등을 통해 남녀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개하고 있다. 향후 상장기업에도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11월부터 부처별 인구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소관 분야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영향 분석과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