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드라이브스루’ 부담금

이은정 기자 2024. 10. 3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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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스루(drive-thru)는 차에 탄 채로 쇼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1930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그랜드내셔널 뱅크는 현금을 입금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를 도입했다.

당시 공공도서관에서는 드라이브스루 책 대여서비스를 도입했다.

제주에서는 여러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 민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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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스루(drive-thru)는 차에 탄 채로 쇼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처음으로 도입된 곳은 음식점이 아니라 금융회사였다. 1930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그랜드내셔널 뱅크는 현금을 입금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를 도입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출금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부자들이 자신의 부를 과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기를 끌었다. 최초의 드라이브스루 음식점은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의 ‘레드 자이언트 햄버거’였다. 미국 최초의 대륙횡단 고속도로 ‘루트 66’에 위치해 좋은 접근성으로 금세 지역 명물이 됐다.


국내에선 맥도날드가 1992년 부산 해운대점에 ‘맥드라이브’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외식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차에서 내릴 필요없이 간편하게 주문해 시간을 아끼고, 날씨에 상관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했던 2020년에는 한국형 ‘드라이브스루’가 주목받았다. 지방자치단체가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호평받았다. 문진과 체온 측정, 검체 채취를 10분 안에 끝낼 수 있었다. 당시 공공도서관에서는 드라이브스루 책 대여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런 편의성 덕에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일본 관혼상제업체는 2017년 나가노현 우에다시에 드라이브스루 장례식장을 만들었다. 노약자나 장애인 등 신체활동이 불편한 조문객을 위해 도입했다. 제주에서는 여러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 민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매장이 늘어나면서 각종 문제점이 생겼다. 업종 특성상 대부분 차량 통행이 많은 길목에 있어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점이다. 이 때문에 보행자의 사고위험도 커졌다. 공회전으로 인한 배기가스 배출로 발생하는 대기오염도 골칫거리다. 그럼에도 면적이 크지 않아 교통흐름 변화와 안전도를 조사하는 교통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는 매장이 많다.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대상은 연면적 1000㎡ 이상 건물이다.

부산에서 운영 중인 드라이브스루는 78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교통유발부담금 대상은 78곳 중 12곳에 불과하고 부담금은 연평균 35만 원에 그쳤다. 보행자 안전시설 설치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업체가 ‘땅 막고 돈 번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부산시가 지난 29일 전체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교통유발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늦었지만 수익자 부담 원칙에 합당한 조치라는 생각이 든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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