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마늘농장선 80대가 12시간 밭일 합니다”…일손 소멸 이정도라니
10년뒤 지자체 130곳 감소
20년 뒤엔 209곳으로 급증
정부 저출생·인구감소 대응 고심
저고위 “난임치료 지원 확대”
행안부 “양양 찾은 사람, 주민등록 인구 4.8배”
류용하 의성 단촌면 이장협의회장은 “농사일은 새벽 6~7시에 나가 저녁 8~9시에 들어와야 할 만큼 고되기 때문에 예전에는 70대까지만 일하고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80대 중반까지도 밭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5060 세대인 이들의 자녀들은 대부분 도시로 떠났다. 밭일을 하는 일꾼 90%는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온 인부들이 채웠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내달 1일 발표하는 ‘인구변화로 인한 전국 및 지역별 노동수급 불균형’ 논문에서는 이같은 한국 경제활동인구의 급속한 감소가 수치로 확인된다.
논문에 따르면 2032년 전국 229곳 기초 지자체 중 56.7%에 해당하는 130곳에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10년 후인 2042년에는 209곳(91.2%)에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심각한 저출생·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이날 제5차 인구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임신·출산 가구 지원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임신 초기로 분류되는 11주 이내 유·사산한 임산부는 물론 배우자까지 유급 휴가를 지급하기로 했다.
지역소멸을 막는 방법도 고안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생활인구’를 늘리는 방법이 거론된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와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지역에 머무르는 체류인구를 합친 인구 개념이다. 지역에 터잡고 사는 정주인구와 함께 타지역에서 건너와 머무르며 지역 경제 순환에 일조하는 체류인구를 확대시키는 것이다.
강원도 양양 등 지역 고유의 특색을 갖춘 곳들은 정주인구보다 많은 이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과 행정안전부가 산정한 ‘인구감소지역의 2분기 생활인구’ 결과에 따르면 89개 인구감소지역 전체의 생활인구가 6월 기준 2850만명으로 지난 3월보다 350만명 늘었다. 이들 지역 등록인구는 490만명에 불과했지만 체류인구는 2360만명으로 4.8배 많은 것이다.
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한 노동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령・여성 인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 25~54세 여성과 50~64세 장년인구의 경제활동률은 일본에 비해 낮은데 이를 끌어올리면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철희 교수 논문에서 경제활동인구 증감율을 보면 2032년에는 ‘0~-5%’ 구간에 해당하는 지자체가 78곳으로 가장 많았는데, 2042년에는 ‘-10~-15%’ 구간 지자체가 57곳으로 가장 많다. 2032년까지만 해도 2022년 대비 경제활동인구가 15% 이상 감소하는 지자체는 없었지만 2042년에는 89곳의 지자체에서 인구가 15%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기초 지자체별 경제활동인구가 양극화하는 현상도 감지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의 불균등 정도를 나타내는 ‘P90/P10’ 비율은 2022년 13.4에서 2042년 14.448로 벌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활동인구가 가장 많은 기초지자체(P1)부터 적은 지자체(P100)까지를 1등부터 100등까지 줄세웠다고 했을 때 10등 이상 지자체에 더 많은 경제활동 인구가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한국 노인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 경제활동인구 불균등 지표가 단순 인구 불균등 지표에 비해 덜 양극화된 상태로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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