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건물 19채’…235명 전세 사기 피해
[앵커]
전주에서 이른바 '무자본 갭 투자' 수법으로 전세금 173억 원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피해자가 230명이 넘는데, 대부분이 청년들입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에 있는 다가구주택.
26살 이 모 씨는 3년 전, 30제곱미터 남짓한 이 원룸에 보증금 7천5백만 원을 주고 입주했습니다.
보증금 대부분은 대출로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1년쯤 지나자 전세금을 떼였다는 입주민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 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모 씨/전세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나 신용불량자 된다. 근데 연락도 안 받지, 문자는 계속 보냈어요. (집주인이) 자기가 지금 쓸 돈이 하나도 없다…."]
전세 사기 피해자는 모두 235명, 피해액은 17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집주인은 4년여 전부터 빌라 19채를 사들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족 등 8명의 명의를 빌렸습니다.
앞서 피해자 이 씨가 사는 이곳과 저 뒤편으로 보이는 다가구주택 모두 이들 일당이 사들인 건물입니다.
이들은 자기자본 없이 세입자 보증금과 대출로만 건물들을 매입했습니다.
공범인 공인중개사는 세입자들을 끌어모았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2,30대였습니다.
[박호전/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 "주로 사회 경험이 적은 청년층들을 대상으로 전세 보증금을 편취했습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집주인과 공인중개사를 구속하고, 명의 대여자 등 17명도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또 전세 사기 일당의 계좌를 추적해 숨겨둔 수익금과 부동산을 몰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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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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