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리버풀 지자체·사회적기업 합심…양질의 치료운동 제공

영국 리버풀=유정환 기자 2024. 10. 3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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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복지스포츠 도시로 <5> 영국 지역사회 노인 복지

- 사회적기업 ‘굿 부스트’ 제작
- 치료운동·웰빙프로그램 확산
- 전문가 데이터 건강상태 체크
- 지자체 프로그램 확대 팔 걷어
- 겨울엔 홈트자료 제공하기도

영국에서는 사회적 기업인 ‘굿 부스트(Good Boost)’가 치료 운동 및 웰빙 프로그램을 제작해 지역사회에 제공하고 있다. 관절 질환 및 장기 건강 질환을 앓는 사람의 효과적인 자기 관리 지원을 돕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는 물론 레저센터, 수영장, 체육관, 은퇴자 마을, 물리치료팀, 공중보건팀 등과 협력해 지역사회의 특정 장소를 건강 및 웰빙 서비스와 동료 지원을 위한 공간으로 변화시키는데 앞장선다. 애초 굿 부스트는 영국 옥스퍼드대의 공공수영장에서 지역사회 건강 연구 프로젝트로 시작됐으나 육상과 수중에서 진행하는 맞춤형 치료 운동 및 재활이 영국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2018년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의 사회적 기업인 ‘굿 부스트’가 제작한 치료 운동 프로그램이 영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영국 리버풀 아쿠아센터에서 고령자들이 워터로빅을 하는 모습. 유정환 기자


지난달 20일 방문한 영국 리버풀 북서부 웰링턴 로드에 위치한 리버풀 아쿠아센터(liverpool aquatic center). 리버풀 존 레넌 공항에서 북서쪽으로 약 10㎞ 떨어져 있어 차량으로 30분 걸린다. 아쿠아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실내에는 50m 레인을 포함한 수영장 3개에 헬스장이 있으며, 테니스 등을 배울 수 있는 야외 경기장이 마련돼 있다.

이날 오전 11시 로비 옆 통유리를 통해 내부가 훤하게 보이는 수영장에서 40여 명의 회원들이 물 속에 들어가 ‘워터로빅’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워터로빅은 말 그대로 물에서 하는 에어로빅으로 강사의 동작을 따라하면 된다. 참가자는 관절이 약한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대부분이었으나 40대 이하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수중에서 하는 에어로빅이라 여성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남성도 3명이나 포함돼 있는 등 참가제한은 없다. 아쿠아센터 관계자는 “관절이 약한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일주일에 1번씩 40분가량 강사의 동작을 따라하며 신체 활용 능력을 키우고 있다”며 “운동을 하면 할수록 성격도 밝아지고 같이 운동하는 분들과 친해지는 등 사회성도 향상되면서 육체·정신적 건강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리버풀시 스포츠개발부의 니키 매너지와 데이비드 제이콥스 코디네이터. 유정환 기자


또 다른 풀에서는 수영을 배우는 회원들과 떨어진 곳에서 한 60대 남성이 태블릿PC에 나오는 동작을 따라하고 있었다. 한 눈에 봐도 비만형 체형으로 신체 기능이 약해진 그는 굿 부스트가 제작한 치료 운동 영상이 담긴 태블릿PC를 따라 풀에서 다리를 들어올리는 등 23분 동안 동작을 따라하고 있었다. 태블릿PC에서는 사람 형상의 그래픽이 나와 동작을 쉽고 간단하게 설명한다. 그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걷기가 힘들었는데 굿 부스트를 통해 수개월 동안 운동한 지금은 더 잘 움직일 수 있게 됐다”며 “예전에는 목과 등이 구부정했는데 물 속에서 쉽게 운동하다 보니 자세도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수영장에서 나와 헬스장으로 자리를 옮기니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체력단련을 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무릎에 보호대를 찬 80대 할아버지가 눈에 띄었다. 그는 운동기구인 ‘노르딕트랙 크로스트레이너’를 하고 있었는데 이미 오랫동안 운동을 해온 듯 젊은이 못지 않은 체력을 자랑했다. 그는 84세의 마이클 커밍스 씨로 최근 왼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서 약해진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굿 부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운동기구 앞에 놓인 태블릿PC를 통해 동작을 익히고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굿 부스트의 건강 전문가에게 전달돼 건강상태를 상시 체크하게 된다. 마이클 씨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하다 보니 무릎 연골이 빨리 닳아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았지만 굿 부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버풀시 소속 신체 활동 및 스포츠 개발 코디네이터 데이비드 제이콥스 씨는 “영국에서는 복근을 강화해 낙상사고를 예방하는 프로그램으로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면서 운동하는 ‘아테고 프로그램’을 비롯해 치매를 예방하는 프로그램인 ‘디멘시아’도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겨울이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노인들이 집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액티브 홈’ 자료를 책자나 온라인으로 지역 노인 계층에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리버풀은 영국 북서부에 위치한 영국 5대 도시로 인구는 지난해 기준 49만5000여 명으로 이중 65세 이상 고령자 수가 7만5000여 명(약 15%)에 달한다. 주변 광역 도시권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구는 약 224만 명으로 늘어난다. 부산시의 자매도시로 한때 세계 무역의 중심지였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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