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부 언급 '명태균 녹취' 잇단 공개..."자기과시" 거리 두는 여권
[앵커]
모레(1일) 대통령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취가 잇달아 공개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여론 조작 정황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당무 개입 의혹을 의심케 하는 내용이 핵심인데, 여권은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을 앞둔 2021년 9월, 명태균 씨는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 씨에게 여러 차례 미공표 자체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구체적인 조사 문항까지 꼼꼼히 챙겼는데, 윤석열 당시 예비후보와 직접 소통한 듯 말하기도 했습니다.
[명태균 씨 (2021년 9월 30일 강혜경 씨 통화) : 윤석열, 유승민, 그다음에 저 누구지? 홍준표, 그다음에 황교안이 한번 넣고…." "그것 좀 빨리 좀 해줬으면 좋겠어. 아까 윤 총장 전화했는데 궁금해하더라고….]
명 씨는 부인하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이처럼 명 씨가 당시 윤석열 후보를 위한 여론조사를 해주고, 그 대가로 대선 직후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따냈다는 게 강혜경 씨의 주장입니다.
김 전 의원이 재보선으로 5선에 성공하자, 국회 부의장직 도전 여부를 조언하며 대통령 부부를 언급하는 명 씨 육성도 새롭게 공개됐습니다.
[명태균 씨 (2022년 7월 1일 강혜경 씨 통화) : 그 사람은 대통령이 만든 거잖아. 국회부의장 얘기하면 고민 중이다, 항상 그렇게만 표현하고…. 대통령이나 사모님 오더가 없으면 나가면 안 돼.]
명 씨는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강 씨의 업무 능력을 깎아내리며, 여론조사는 조작한 게 아니라 판세 분석을 위해 보정한 거라고 반박했고 김건희 여사를 언급한 건 허풍이었단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 여사가 공천 개입을 넘어, 명 씨와 함께 국정을 농단한 게 아니냐며 당 차원의 진상조사기구를 띄웠습니다.
[황정아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윤석열 대통령은 누가 진짜 대통령이냐는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합니다. 국정농단을 꺾을 방법은 김건희 여사 특검뿐입니다.]
여권은 명 씨와 거리를 두는 모습입니다.
불법 여론조사를 막는 이른바 '명태균 방지법'을 발의하며 제도 개선에 집중하면서도, 명 씨를 둘러싼 폭로 내용에는 반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윤상현 / 국민의힘 의원 : 어떤 기본적인 사실을 가지고 과시, 과장하는 그런 측면도 있는 거고, 그래서 정확한 진실을 모르겠습니다.]
대선후보 경쟁자였던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설령 명 씨가 여론조작을 했더라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을 거라며 문제 삼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명태균 씨를 향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야당은 이번 의혹을 김 여사 특검 공세의 동력으로 삼는 모습입니다.
여당은 야당이 실체 없는 의혹으로 정쟁을 유발한다고 맞서고 있어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올해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난타전이 예상됩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 : 양영운
디자인 : 이나은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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