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울상, 병원은 휘청… '악순환' 의정갈등 10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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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10개월차에 접어든 의정갈등 여파로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나고 있다.
진료·수술을 제때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속출했고, 병상까지 줄이면서 병원 수익도 크게 악화됐다.
이달 중순 기준 충남대병원의 누적 차입금은 전국 최고 수준인 3549억 원에 달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 2-8월 의대 40곳의 수련병원 88곳에서 사직한 전문의는 2757명으로, 전년 동기(2559명) 대비 7.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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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보다 열악한 '지방의료'… 경영난·구인난 심화
환자 피해 늘고 간호사 취업길도 막혀… '악순환' 계속
"이제라도 의정갈등 끝내자"… 여야의정 협의체 기대
곧 10개월차에 접어든 의정갈등 여파로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나고 있다.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의 울분은 물론, 눈덩이처럼 쌓여가는 적자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지방 의료계의 현실은 참담하기만 하다. 인력난·경영난이 심각한 충청권 일부 국립대병원에선 도산 위기설마저 돌고 있다.
의정갈등 장기화로 의료 현장이 붕괴 직전에 직면한 만큼, 여야의정 협의체를 기점으로 대화의 물꼬가 트일 지 주목된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한 지난 2월 이후, 의정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는 줄곧 평행선을 달려왔다. 그 사이 피해는 오로지 환자와 남은 의료진의 몫이 됐다. 진료·수술을 제때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속출했고, 병상까지 줄이면서 병원 수익도 크게 악화됐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전국 국립대병원 10곳의 올 상반기 손실액은 412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손실액(1612억 원)의 2.6배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누적된 적자 폭을 회복할 기미도 없이 더욱 키운 셈이다.
코로나19 확산 속 분원을 개원한 충남대병원의 상황은 심각하다. 이달 중순 기준 충남대병원의 누적 차입금은 전국 최고 수준인 3549억 원에 달했다. 갚아야 할 차입금이 막막하지만, 올 상반기 발생한 손익만 해도 204억 원(회계 기준 산출 시 순손실 428억 원)에 이르는 등 도산 위기설도 나오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병원을 지키던 전문의들도 줄줄이 떠나고 있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 2-8월 의대 40곳의 수련병원 88곳에서 사직한 전문의는 2757명으로, 전년 동기(2559명) 대비 7.7% 늘었다. 충청권에서도 대전 67명, 충남 34명, 충북 28명, 세종 14명 등 143명의 전문의가 현장을 떠났다.
응급진료 체계는 크게 흔들렸다.
충청권 국립대병원의 응급실 가동률(올해 1-8월)을 보면, 충남대병원은 지난해(62%)보다 29.6% 떨어진 32.4%, 세종충남대병원은 지난해(38.5%) 대비 5.7% 줄어든 32.8%에 불과했다. 특히 충북대병원은 18.8%에 머무르며 전국 국립대병원 응급실 중 가동률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세종충남대병원과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 365일 24시간 진료체계도 유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뜩이나 인력난이 심한 소아청소년과 상황도 심상치 않다. 원활한 인력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당직은 지난 1월 월 2회 수준에서 6월엔 월 5.3회로 배 이상 증가했다.
의정갈등 사태는 간호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진료지원 간호사들의 부담이 커졌고, 신규 간호사들의 채용도 기약 없이 미뤄졌다. 현재 대전권역 대학병원 중 연내 신입 간호사 공채를 계획 중인 곳은 을지대병원이 유일하다.
의료현장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만큼, 최근 수면 위에 떠오른 '여야의정 협의체'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대한의학회 등이 협의체 조건으로 내건 '의대생 자율 휴학'을 정부가 승인하면서 파란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의협 대의원회가 내달 임현택 회장의 불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친 점도 이목을 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설 경우, 전공의·의대생 단체에 입장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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