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모'로 잡힌 환자들, 충청권 타격 얼마나

정인선 기자 2024. 10. 3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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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여파가 휩쓴 충청권 의료의 현실이 암담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제때 외래진료나 입원·수술을 받지 못하는 건 물론, 응급실 뺑뺑이에 내몰리는 등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갈등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필수의료 체계가 붕괴되고 환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어, 의정갈등 속 환자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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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입원 대기 증가… 3대 암 등 중증 수술도 지연
'응급실 뺑뺑이'도 걱정… "의정갈등 대화 물꼬 터야"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으로 촉발된 의정갈등이 11월 10개월차를 맞는 가운데 30일 오후 대전 서구의 한 대학병원 입구에서 환자와 의사, 보호자가 이동하고 있다. 김영태 기자

의정갈등 여파가 휩쓴 충청권 의료의 현실이 암담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제때 외래진료나 입원·수술을 받지 못하는 건 물론, 응급실 뺑뺑이에 내몰리는 등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갈등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전국 곳곳에선 직접적인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진료 대기 기간이 크게 늘었고, 응급실 이송까지 1시간 이상 걸린 환자도 증가했다.

충청권의 경우, 올 6월 기준 충남대병원의 평균 외래진료 대기일수는 20.77일로, 지난 5년간(2019-2023년)의 평균치인 17.2일보다 20.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입원 대기일수는 14.69일로, 5년 평균(12.87일)보다 14%, 수술 대기일수는 19.09일로, 5년 평균 13.39일보다 42.6%씩 각각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2020년 개원한 세종충남대병원의 평균 외래진료 대기일수는 올 6월 기준 18.77일로, 지난 5년간의 평균치인 11.24일보다 67%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진료 대기가 길수록 환자가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응급진료체계도 비상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현장에서 버티던 전문의들마저 이탈하면서, 응급실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6-8월 3개월간 환자가 사고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기까지 '1시간 이상' 걸린 사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증가했다. 특히 대전은 지난해 81명에서 260% 늘어난 292명을 기록, 전국에서 '병원 이송까지 1시간 이상' 걸린 환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세종(24명→39명)과 충남(753명→920명), 충북(257명→404명)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통상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사고 발생 후 1시간 이내로 보는 만큼,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지역 구급체계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증 환자들의 걱정도 태산이다.

장종태(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4월 3대 암 환자 가운데 진단 후 1개월 내에 수술받지 못한 비수도권 환자 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 포인트 늘어난 40.1%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대전은 12.2% 포인트 늘며 다른 지역 대비 더욱 크게 늘었다.

지역 필수의료 체계가 붕괴되고 환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어, 의정갈등 속 환자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와 의료계의 기약 없는 갈등으로 인해 환자들은 물론, 병원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며 "의정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의 실마리가 풀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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