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주의보... 4년 복용 환자, 용량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 사망

이혜진 기자 2024. 10. 3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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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약국에서 약사가 위고비를 꺼내고 있다.위고비는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연합뉴스

비만치료제 ‘위고비’ 주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사망한 환자의 사례가 보고됐다.

SCI급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따르면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 파밍턴 캠퍼스 내과 연구진은 4년간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해온 남성 A(74) 씨가 세마글루타이드 복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사망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19일 이 학술지에 실렸다.

이 남성은 2형 당뇨병, 심방세동, 관상동맥질환을 앓고 있는 비만 환자였는데 당시 심한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중증 췌장염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당시 검사 결과 중성지방과 칼슘 수치는 정상이었고, 복부 초음파에서도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A씨는 20년 전에 당뇨병 진단을 받았고, 비만까지 고려해 4년 전부터 세마글루타이드를 주당 0.25mg으로 복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복용량을 2배(0.5mg)로 늘렸다. A씨는 입원 4주 전 심한 구토, 메스꺼움, 변비 등의 부작용을 겪으면서 복용량을 0.25㎎ 다시 줄였다. 연구진은 “높은 용량의 세마글루타이드를 견디지 못해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만큼 이 약물에 의한 췌장염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연구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으로 인한 급성 췌장염 사례가 추가로 소개됐다. 2개월 동안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61세 당뇨병 환자가 심한 상복부 통증을 호소했고 급성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또 12주 전부터 세마글루타이드로 비만 치료를 시작한 51세 여성은 상복부 통증과 구토 증상을 호소했는데, 급성 괴사성 췌장염으로 진단됐다.

세마글루타이드는 혈당 조절 기능으로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된다. 이를 성분으로 한 ‘오젬픽’은 2017년 2형 당뇨병 관리를 위해 미 FDA 승인을 받았다. 이후 이 약이 체중을 감량하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비만 치료제로 발전했다.

‘위고비’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비만치료제는 미국, 유렵, 일본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최근 국내에서도 출시됐다. 단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 등의 비만 환자에게만 처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약이 두통, 변비,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신중한 사용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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