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좋지 않아" 결국 깁스하는 삼성 캡틴 구자욱, 자책과 함께 이 악 물었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이 패배 후 눈물을 보이긴 했지만 바로 독기를 품었다.
삼성은 지난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5-7로 패해 시리즈 전적 1승 4패를 기록하며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아쉽게도 구자욱은 더그아웃에서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도루 도중 왼 무릎 내측 인대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바로 다음날 일본 이지마 치료원까지 가서 치료를 받고오는 등 경기 출전을 위해 노력했으나 경기 출전할 수 있는 몸상태는 아니었다.
구자욱은 먼저 동료들에게 감사함과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미안한 마음이 제일 크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어줬는데 함께 하지 못했다. 내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어야 했는데 (하지 못해)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라면서 "주장으로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 선수단 미팅 때도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만 말했다"라고 거듭 미안함을 전했다.
사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삼성은 하위권으로 꼽혔다. 하지만 반전을 이뤘고, 페넌트레이스 2위,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해냈다. 삼성은 최다 역전승 2위(40승)에 오르는 등 확실한 뒷심을 보였다.
구자욱은 "많은 예상과 달리 저희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시즌 중간에도 눈에 띄는 선수들이 나왔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좀 더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너무 멋있게 잘했고,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며 "이 시간들이 선수들에게 큰 힘(동기부여)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올 시즌 성적을 낸 만큼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도 커졌을 터. 구자욱은 "내년에도 당연히,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올해보다 더 잘하는 라이온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일단 무릎 재활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당분간 깁스를 해야 한다. 트레이닝 파트와 잘 이야기를 해서 재활에 몰두하려 한다"면서 "항상 끝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끝이 좋지 않아서 칭찬보단 자책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내년 시즌) 준비를 더 잘해야 할 것 같다"며 이를 악물었다.
올해의 이 아쉬움을 내년 시즌을 위한 동기부여로 삼을 예정이다. 이미 2015년 막내로 한국시리즈에 출전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느낀 바 있다. 9년 만에 다시 똑같은 감정을 느낀 구자욱은 "2015년 때와 같은 마음이다. 똑같이 슬프고 분하다"면서 "2등이라는 게 참 잔인하다. 나중엔 꼭 1등 해서 기쁨을 누리고 싶다. 내년에 더 잘 준비해서 올해보다 더 잘하는 라이온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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