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그럴러면 내려가요" 대투수에 큰소리...'KIA는 나의 운명' 김태군 "이제 우승포수라 말할 수 있다"

이선호 2024. 10. 30. 18: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태군이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셔츠를 입고 환하게 웃고 있다./OSEN DB

[OSEN=이선호 기자] "이제 우승포수라고 말할 수 있다".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34)이 드디어 우승포수의 반열에 올랐다. 삼성 라이온즈와 벌인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4승1패 우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5경기 모두 주전 마스크를 쓰고 철통같이 안방을 지켰다. 타격에서도 만루홈런 등 맹타를 휘두르며 해결사로 활약했다. 

부산고 출신으로 2008년 LG 트윈스의 2차 3라운드의 낙점받은 포수 유망주였다. LG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2013시즌부터 신생 NC 다이노스의 특별지명을  받아 주전포수로 활약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2019시즌 복귀했는데 입지가 좁아졌다. 두산 주전포수 양의지가 FA 자격을 얻어 NC와 계약한 것이다. 

[OSEN=광주, 이대선 기자]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KIA는 양현종, 삼성은 이승현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6회말 1사 1,3루에서 KIA 김태군이 적시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4.10.28 / sunday@osen.co.kr

졸지에 백업포수로 바뀐 것이다.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지만 후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 4년 총액 13억 원, 이 가운데 4억은 옵션이었다. 계약금 1억원, 연봉 2억 원이었다. 2020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지만 김태군은 한국시리즈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하고 응원만 했다. 우승반지를 받았지만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결국 2021시즌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삼성에는 주전 강민호가 버티고 있었다. 주 1~2경기를 맡는 제2의 포수였다. 235타석에 들어서 2할9푼8리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삼성에는 강민호의 뒤를 잇는 유망주 김재성까지 키워야 된다는 점에서 김태군의 입지는 가면 갈수록 좁아졌다. 서러움의 시간이 이어졌다. 

2023 시즌을 앞두고 포수가 필요했던 KIA는 김태군의 트레이드를 삼성과 협상을 벌였으나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드디어 7월 5일 트레이드 발표가 나왔다. KIA는 내야수 류지혁과 맞트레이드로 김태군을 얻었다. 김태군은 "KIA로 트레이드 된 것이 가장 기뻤다"며 반겼다. 주전포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포항에서 곧장 KIA 원정지 인천으로 이동해 합류했다. 

[OSEN=광주, 지형준 기자] KIA 타이거즈가 불패의 12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KIA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접전끝에 7-5로 승리했다. 선발 양현종이 홈런 3개를 맞고 5실점했으나 두터운 불펜이 무실점으로 막고 추격전을 벌였다. 최형우의 홈런포함 2타점, 김태군의 역전타와 박찬호의 귀중한 쐐기타가 나왔다. 시리즈 4승1패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KIA 정해영, 김태군이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2024.10.28 / jpnews@osen.co.kr

원래 빨간색을 좋아했는데 그래서 KIA와는 운명이었다. 이적과 함께 주전포수로 활약하며 5강 경쟁을 이끌었다. 2024시즌은 제2의 포수 한준수와 안방을 분담하며 정규리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자신의 주전포수로 우승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최고의 선물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과 2차전 쐐기 적시타, 4차전 만루홈런, 5차전 역전결승타까지 때렸다. 5경기 3할5푼3리 7타점 2득점의 맹활약이었다. 

5차전 삼성의 마지막 타자 김성윤을 삼진으로 잡고 우승을 확정짓고 마무리 정해영과 얼싸안고 환호했다. 포수가 투수를 들어안는 일반적인 엔딩장면이 아니었다. 얼마나 기뻤는지 자신이 정해영에게 안겨 엔딩을 즐겼다. 이후 서러움을 이겨낸 탓인지 많은 눈물을 흘리며 진정한 주전 우승포수라는 자부심을 만끽했다. 

[OSEN=광주, 이대선 기자] 2024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KIA 김태군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10.28 / sunday@osen.co.kr

시리즈 MVP 투표에서 타율 5할8푼8리 불방망이를 휘두른 김선빈에게 1표차로 밀렸다. 김선빈은 46표, 김태군은 45표였다. 그래도 주전포수로 우승을 이끌어서인지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계기로 제 이미지를 탈피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당당하게 우승포수라고 말할 자신이 있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김태군은 팀내에서 후배든 선배든 1군 선수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엄격하게 대했다. "(우승하는데는) 우리 선수들의 의식변화가 제일 컸다. 1군 엔트리는 그냥 엔트리가 아니다. 1군 엔트리에 있으면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조그마한 실수를 했을때 "괜찮아. 괜찮아"라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 안했다"고 말했다. 

[OSEN=광주, 이대선 기자] KIA 타이거즈가 불패의 12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KIA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 결승타의 주인공 KIA 김태군이 시상대에서 환호하고 있다. 2024.10.28 / sunday@osen.co.kr

이어 "우승하고 많이 울었다.  나에게 욕을 먹은 후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현종이 형은 에이스인데 제일 싫어하는게 공을 툭툭 던지는게 있다. '이기고 싶은 공이 아니다. 그럴려면 내려가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래서 '태군이형은 진짜 가차없구나'라고 애들이 봤을 것이다. 나만 나쁜 선배가 되지만 군기반장을 했다"라며 웃었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