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10년 만에 3위 탈환할까…격차 4000억원대로 좁혀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자산운용업계 순자산총액(AUM) '3위'가 연내 뒤집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3위를 지키고 있는 KB자산운용과 이를 노리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순자산총액 격차는 4300억원 남짓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64조955억원으로 지난해 말 121조원 대비 43조955억원(35.6%) 늘었다.
1, 2위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확고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순자산총액은 삼성운용이 63조2545억원, 미래에셋운용이 59조1111억원 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은 각각 38.55%, 36.02%다.
연내 순위 변동 가능성이 큰 것은 '3위' 자리다.
KB운용은 순자산총액 12조2667억원으로 3위를 수성하고 있다. 하지만 한투운용 순자산총액은 11조8305억원으로 격차가 4400억원 내외로 좁혀진 상황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순자산총액 격차는 4조원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시장점유율 역시 7.48%와 7.21%로 0.27%포인트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지난해 말 기준 4.89%에 불과했던 한투운용 점유율은 지난 8월 처음으로 점유율 7%대를 돌파했다.
한투운용이 순자산총액 3위에 오르면, 지난 2015년 이후 10년 만에 3위를 탈환하는 것이다.
한투운용은 2022년 기존 'KINDEX'에서 'ACE'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 운용금액을 가파르게 확대하면서 약진하고 있다.
순유입액 증가세도 매섭다. 지난 9월 한 달 간 순유입액은 3976억원으로 주요 자산운용사 중 순유입 규모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KB운용 순유입액은 오히려 864억원 감소했다.
지난 8월에도 KB운용 순자산총액이 459억원 증가하는 동안 한투운용 순자산총액은 10배에 가까운 4085억원이 늘었다.
이 같은 증가세의 배경으로는 '상품 차별화'가 꼽힌다. 실제로 올해 한투운용이 발빠르게 내놓은 미국30년국채액티브와 빅테크 집중투자 ETF 등이 '효자상품'으로 꼽힌다.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 순유입 규모는 △미국30년국채액티브(H) 3799억원 △미국S&P500 2934억원 △미국나스닥100 2407억원 △미국빅테크TOP7 1713억원 △KRX금현물 1476억원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1343억원 △미국배당다우존스 1244억원 △미국빅테크7+데일리타깃커버드콜(합성) 116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투운용 순자산총액은 가파르게 성장해 지난해 말 5조9000억원에서 두 배 증가한 상태다.
한투운용은 리브랜딩에 앞선 2021년 배재규 대표를 당시 삼성자산운용 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상품 발굴과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왔다. 배 대표는 국내 시장에 ETF를 처음 들여와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다른 운용사와는 다른 '엣지'있는 상품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자는 슬로건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한투운용의 'ACE' 브랜드 만으로 해외와 국내뿐 아니라 채권형, 월배당형 등 올 연말까지 다양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게 복수의 상품을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KB운용은 올 여름 ETF 브랜드 명을 'KBSTAR'에서 'RISE'로 일괄 변경하는 등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다.
KB운용은 올 초 김영성 대표이사 취임 이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ETF마케팅본부와 ETF운용본부를 ETF사업본부로 통합, 한투운용 출신의 김찬영 상무를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지난 7월 미국지수형 ETF들의 총보수를 0.01%까지 인하하기도 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중에서는 삼성운용의 총보수율(0.0099%)을 제외하면 업계 최저 수준이다.
KB운용의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9조7000억원에서 2조5667억원(26.5%) 늘렸지만 점유율은 8%대에서 한투운용에 일부를 내어주며 7%대로 낮아졌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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