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트럼프 의회난입 선동 장소서 “자유·분열 중 선택” 호소 [2024 미국 대선]
워싱턴 지역 지지자 7만여명 모여
‘트럼프, 민주주의에 위협’ 메시지
“그는 ‘적 리스트’ 가지고 가겠지만
난 ‘할 일 리스트’ 들고 백악관 갈 것”
“위험한 사람 복귀, 상상만으로 끔찍”
지지자들도 트럼프 저지에 공감대
11월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뒤로한 채 워싱턴의 디일립스(The ellipse) 공원에서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하자 이 일대에 모인 수만명의 사람들이 격하게 환호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세계의 지도자들은 트럼프를 아첨과 호의로 쉽게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은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그를 응원한다고 믿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가 연설을 마친 뒤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나와 무대에서 그와 함께 관중에게 인사했지만, 바로 뒤 백악관에서 근무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당초 5만여명의 군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해리스 부통령 캠프는 7만5000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같은 장소에서 매년 독립기념일에 진행되는 불꽃놀이 행사의 인파와 비견되는 수준이었다. 일반적인 유세와 달리 지원 유세도 없고, 별다른 이벤트도 없었으며 미국 국가 연주와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이 다인 행사였지만, 끝없이 사람들이 밀려들면서 줄의 시작이 어디인지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한 남자가 “도대체 줄이 어디서 시작되는 거야?”라고 말하자 일행이 “아무도 몰라!(No one knows)”라고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시간으로 선거를 1주일 앞두고 경합주에서 유세를 한 번 더 하는 대신 수도 워싱턴의 1월6일 의사당 난입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장소에서 이 같은 연설을 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위험을 전국적인 마지막 선거 메시지로 강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경제와 이민 문제가 이번 선거의 화두가 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유력 후보로 떠오른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주의 수호’ 메시지가 워싱턴 같은 민주당 강세 지역 외부에서 얼마나 호소력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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