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였는데”...8살 초등생 덮친 재활용 쓰레기 수거차 참변

30일 오후 1시 20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신용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8살 초등학생이 재활용 쓰레기 수거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사건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독자 제공

“늦둥이였는데…” 광주광역시의 아파트 단지에서 후진하던 재활용 쓰레기 수거차량 사고로 손녀를 잃은 할아버지 김모(78)씨는 갑작스런 비보가 황망한 듯 말을 잇지 못하며 사고 현장을 바라봤다.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30일 오후 1시 20분쯤 광주 북구 신용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부 재활용품 수거장 앞에서 김씨의 손녀 김모(8)양이 후진하는 재활용품 수거차량에 치여 숨졌다. A양은 인근 초등학교 1학년으로 하교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김씨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운전하는 사람이 아무리 급해도 어떻게 대낮에 아이를 차량에 깔려 숨질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고는 아파트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도에서 벌어졌다.

사고 현장이 담긴 방범카메라(CCTV) 영상에서는 차로를 주행하던 5t 재활용 쓰레기 수거차량이 인도로 올라선 뒤 재활용품 수거장으로 진입하려고 10여 m를 후진하다가 김양을 들이받고 지나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해당 차량운전자 A(49)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보지 못하고 후진하다가 사고를 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차량을 후진할 때 접근하는 주민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보조 작업자 없이 홀로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와 재활용품 수거 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A씨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 이수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재활용품 수거업체 관계자는 “사고차량 운전자는 ‘용역기사’였기 때문에 안전규칙 준수 등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