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韓, 김여사 이슈 정면돌파 시도…"늦으면 백약 무효"
개혁 완수·정권 재창출 위한 '쇄신' 강조…지지층 반발 의식한 듯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30일 여권의 최대 난제로 떠오른 '김건희 여사 이슈'의 정면 돌파 의지를 거듭 다졌다.
한 대표는 이날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여사 문제의 해법 중 하나로 자신이 제시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반드시, 그리고 신속하게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대통령 친인척을 감시할 특별감찰관을 8년 만에 다시 임명하는 것이야말로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변화와 쇄신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애초 특별감찰관이 있었다면 김 여사 문제가 지금처럼 확산하지 않았을 것이며, 지금이라도 특별감찰관을 임명함으로써 김 여사와 주변 인사들에 대한 견제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게 한 대표의 인식이다.
이와 함께 야당의 '김 여사 특검법' 공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김 여사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에 당이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효과도 있다고 한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특별감찰관은 정부·여당이 국민 걱정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변화와 쇄신의 주체가 되기 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의 부정적 반응과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의 반발에도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재차 표명한 것은 윤 대통령 부부와 친윤계를 향해 변화를 촉구하는 측면도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 앞서 '김 여사 라인'의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관련 의혹 해소 협조 등 이른바 '3대 요구'를 제시한 바 있다.
이어 윤 대통령과 마주한 자리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했다. 김 여사 이슈 해소를 위한 자신의 요구에 윤 대통령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특별감찰관 카드로 압박하고, 이후 추경호 원내대표나 친윤계와의 충돌을 불사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이같은 한 대표의 압박이 윤 대통령의 입장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다음달 10일)을 전후해 김 여사 관련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어디까지나 대통령의 결단에 달린 사안이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이날 간담회에서 '민심'을 여러 차례 거론한 것은 윤 대통령의 결단을 거듭 요구하는 한편, 윤 대통령을 향한 공개적 압박에 반감을 드러내는 친윤계에 맞서 여론전을 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변화와 쇄신의 기준은 민심"이라며 "지금 우리가 당면한 부정적 이슈를 정면으로 맞닥뜨려서 구체적으로 해소하지 않고서는 다음 페이지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특별감찰관을 두고 당내 논의가 공전만 거듭할 경우 여론에 대한 소구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후보 추천 절차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선 11월 내에 먼저 매듭지어야 할 것들이 있다", "늦어지면 백약이 무효가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결국 우리는 민심을 따르게 될 것인데 그 시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타이밍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 대표는 간담회에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이 필요한 배경으로 윤석열 정부의 개혁 완수와 정권 재창출을 꼽았다. 이는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압박을 두고 당의 전통적 지지층에서 반발이 나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한 대표는 "국민들의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개혁 추진은 어렵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민심을 따라야 국민의힘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며 "당정이 시너지를 높여 상생해야만 나라의 퇴행을 막는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이처럼 특별감찰관 추천 등의 쇄신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지만, 친한(친한동훈)계 일각에서는 특별감찰관이 유일한 김 여사 문제 해법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친한계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대통령실을 설득해서 다른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특별감찰관만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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