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이상해, 자녀들도 손절?"...8년동안 다른 사람 돼가, '이 암' 때문었다고?

정은지 2024. 10. 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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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부터 성격 이상해지더니 자녀들 다 떠나가...발작으로 쓰러진 뒤에도 고집부려 호주 여행갔다 뇌종양 진단 받은 71세 여성의 사연
매번 사람들과 말싸움을 하고 고집을 부리는 등 성격이 이상해진 것이 뇌종양 때문인 줄도 모른채 살다가 뒤늦게서야 뇌종양을 진단받은 71세 여성의 사연이 공유됐다. 이 여성은 갑작스런 발작에 쓰러져 얼굴 전체에 멍이 들었음에도 병원에 가지 않고 고집대로 그가 계획한 호주 여행을 떠났고, 거기서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 [사진=영국 일간 미러 보도]

매번 사람들과 말싸움을 하고 고집을 부리는 등 성격이 이상해진 것이 뇌종양 때문인 줄도 모른채 살다가 뒤늦게서야 뇌종양을 진단받은 71세 여성의 사연이 공유됐다. 뇌종양으로 인해 8년동안 그는 이상하게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국 일간 미러에 따르면 71세 콜렛 디슬리는 8년 전인 2015년 부터 자살 충동과 우울증을 겪기 시작했다. 가끔 며칠 동안 사라져 장거리 운전을 하고 차에서 잠을 자곤 했다. 말도 없이 사라지는 그를 보고 가족들은 걱정했지만 점점 논쟁적으로 성격이 변하더니 3명의 자녀들과도 마찰이 잦아졌다. 2018년 결국 자녀들은 콜렛과 연락을 끊었다.

2022년 12월 말, 콜렛은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쓰러졌고 이로인해 얼굴을 다쳐 시커멓게 멍이 들었다. 그때 콜렛은 3일 후 호주 퍼스 여행을 가기로 계획하고 있어 혹여 차질이 생길까 봐 병원에 가지 않았다. 2023년 1월 새해가 밝았고, 리버풀에 있는 한 기차역에서 콜렛은 또 쓰러졌다. 주변 사람들은 낙상으로 인한 부상을 걱정해 병원에 가볼 것을 권했지만 안간다고 고집을 부렸다. 바로 여행을 가야했기 때문에 결국 호주 퍼스행 비행기를 탔다. 얼굴 전체에 푸른 멍이 든채 그대로 여행을 간 것이었다.

그의 고집대로 호주에 간 콜렛은 여행 중에도 영국 친구들이 자신의 부상을 계속 걱정하자, 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현지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의료진은 콜렛에게 뇌종양(뇌수막종)을 진단내리면서 여행은 무리이니 영국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결국 여행을 중단하고 돌아왔고, 2023년 5월이 돼서야 콜린은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콜렛에게 뇌에 종양이 오랜 시간 동안 자라왔고 이 때문에 그의 성격 변화를 초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변한 성격 때문에 자녀들과 멀어져야 했던 콜렛은 이제 막내 자녀와 연락이 닿아 소식을 주고 받고 있지만, 다른 자녀들과는 여전히 연락이 안되고 있다. 왼쪽=갑자기 쓰러져 멍 들기 전에 콜렛 [사진=영국 일간 미러 보도 갈무리]

수술 중 콜렛은 뇌출혈과 출혈성 뇌졸중을 겪었으며 발작을 일으켰다. 깨어났을 때 한쪽이 마비됐고,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 콜렛은 7주간 재활을 받은 후 퇴원했다. 뇌졸중으로 인해 피로도가 높아졌고, 잘 걸을 수 없어 이동성 문제를 겪고 있다.

콜렛은 "내게 문제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 정말 이상하게 행동했고, 그로 인해 가족들에게 큰 부담을 줬다. 자주 사람들과 말싸움을 하고 우울감에 며칠 동안 사라지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누구를 해칠 의도는 없었다. 자녀들이 나를 떠나갔을 때, 인생은 무너졌다"고 말했다. 자신의 변한 성격 때문에 자녀들과 멀어져야 했던 콜렛은 이제 막내 자녀와 연락이 닿아 소식을 주고 받고 있지만, 다른 자녀들과는 여전히 연락이 안되고 있다.

영국 뇌종양연구(Brain Tumour Research)관계자인 루이즈 오브리는 "뇌종양은 우울증, 불안, 기분 변화, 심지어 공격성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성격 변화는 환자와 가족에게 모두 파괴적일 수 있으며, 특히 진단이 지연되면 그 골은 더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전과 다르게 공격적이고 기분변화가 심하다면? 뇌종양 의심할 수 있어

뇌종양의 대표 증상으로 두통, 시력문제, 청력손실, 경련, 감각 이상, 균형장애 등 여러 신호가 있지만 실제로 뇌종양을 알아차리는 신호에서 성격 변화를 빼놓을 수 없다. 뇌종양으로 인한 성격 변화는 종양이 뇌의 특정 부분에 미치는 물리적 압력과 그로 인한 신경 손상 때문에 발생한다. 뇌의 특정 부위에 발생한 종양은 그 부위가 담당하는 기능에 따라 다양한 성격과 행동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성격 변화는 전두엽에 발생한 종양과 관련이 깊다. 전두엽이 계획, 감정 조절, 의사결정, 사회적 행동 등을 관장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 부위에 종양이 생기면 눈에 띄는 성격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주요 변화로는 △무분별한 행동이나 참지 못해서 오는 충동 조절 문제 △논쟁적이거나 쉽게 화를 내는 공격성 △타인의 감정이나 사회적 규범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적 부적응증 △ 우울증, 불안, 기분 변화와 같은 감정 기복이 대표적이다.

종양은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방해해서 성격 변화뿐 아니라 우울증, 불안, 조울증 등 심리적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도파민, 세로토닌, 아세틸콜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는 감정 조절, 스트레스 반응, 행동 통제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런 뇌 화학적 불균형이 발생하면 관련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뇌종양의 종류에 따라서도 성격 변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콜렛의 사례와 같이 수막종(meningioma)은 뇌를 직접적으로 침범하지 않지만, 주위 조직을 압박해 성격 변화나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교모세포종(glioblastoma)과 같은 공격적인 종양은 더 급격한 성격 변화와 인지 저하를 가져온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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