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김장 걱정하지 말라던데…10명 중 9명 “포장김치 사 먹을래요”

김기환 2024. 10. 3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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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주부 김모씨는 올해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 되기로 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9월 중순 배추 도매가격이 9500원 수준으로 올라서 많이 걱정을 했는데 최근 도매가격은 3000원 안팎으로 내려갔지만 소매가격은 6000원대라서 비싸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배추는 매일 시세가 달라지고 판매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 조만간 소매 가격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김장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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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7명 ‘김포족’

40대 주부 김모씨는 올해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 되기로 했다. 한 때 포기당 2만원이 훌쩍 넘는 배추 가격이 최근 들어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김장을 하기에는 부담이 돼서다. 김씨는 “정부는 김장 걱정 하지 말라고 하는데 시중 물가는 불안하다”며 “올해는 포장김치를 조금씩 사서 먹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쇼핑이나 인터넷몰 등을 잘 활용하면 알뜰 구매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 강세에 따라 올해 김장 비용이 작년보다 약 20% 더 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김치. 연합뉴스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협회는 지난 29일 기준 17개 시·도 전통시장에서 김장 재료 1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김장 비용이 41만9130원으로, 1년 전보다 1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물가협회 관계자는 “주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60% 이상 오르면서 전체 비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평균 7050원으로, 협회의 11월 전망치인 5300원보다 비쌌다. 이는 1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61.1% 높은 수준이다.

무와 미나리 소매가격도 1년 전보다 각각 65.9%, 94.5% 올랐다.

채솟값 강세는 지난달까지 이어진 폭염 여파로 생육이 부진해 생산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양념채소류인 대파와 생강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29.9%, 21.9% 떨어졌다.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 강세에 따라 올해 김장 비용이 작년보다 약 20% 더 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
이는 국내산 공급이 안정적인 데다 수입 물량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대형마트에서 김장재료를 살 경우 4인 가족 기준 52만1440원으로,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때보다 10만원 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는 정부의 할인 지원은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는 앞서 김장철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해 농산물 가격을 최대 40% 낮추고 수산물 가격은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지원하는 한편 김장 재료 공급을 늘리겠다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물가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책이 김장 물가 안정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앞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춧값 고공행진에 소비자 10명 중 7명은 김장을 포기하는 일명 ‘김포족’으로 나타났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농식품 구독 플랫폼 ‘월간농협맛선’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은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미령 장관이 지난 20일 충남 홍성의 배추밭을 찾아 11월 상순에 출하 예정인 배추 생육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이번 조사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김장 계획과 포장김치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500여 명의 월간농협맛선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한편 정부는 11월7일부터 12월4일까지 김장철 재료 수급 안정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배추는 계약재배물량을 지난해보다 10% 늘린 2만4000t을 공급하고 무는 14% 많은 9100t을 공급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9월 중순 배추 도매가격이 9500원 수준으로 올라서 많이 걱정을 했는데 최근 도매가격은 3000원 안팎으로 내려갔지만 소매가격은 6000원대라서 비싸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배추는 매일 시세가 달라지고 판매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 조만간 소매 가격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김장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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