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세븐일레븐서 디지털화폐 쓴다

내년부터 시범 서비스

은행권이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한 전자 결제 사업에 잇달아 뛰어든다.

내년 초부터 각 은행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CBDC가 지급 보증하는 예금 토큰을 발행·보관하고 이를 통해 실제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중앙은행이 보증해 실제 통화처럼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화폐가 등장하는 셈이다.

30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혁신금융 서비스를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CBDC 예금 토큰을 기반으로 은행들이 지급·이체 서비스를 시장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IBK기업·NH농협·BNK부산은행을 비롯해 7곳의 은행이 이번 혁신금융 서비스 사업자로 신규 지정됐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과 교보문고에서 예금 토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배달앱 '땡겨요'와 세븐일레븐, 신한청년문화패스 바우처에 예금 토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농협 유통망과 시너지 효과를 감안해 하나로마트 등에서 협력 전선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세븐일레븐과 협의 중인데, 인천 지역에 대해서는 커피 전문점인 이디야와 가맹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우리은행은 현대홈쇼핑, 부산은행은 부산 지역에서 이디야와 협의에 나섰다.

총 10만명의 국민이 CBDC 실거래 테스트에 참여하게 된다. 본인의 은행 계좌에 있는 현금을 기반으로 CBDC 시스템 내에서 발행된 예금 토큰을 가맹점에서 은행의 모바일 전자지갑 앱이나 전용 QR코드 등을 활용해 결제하는 식이다. 아직 테스트 단계여서 송금·이체 등 사용자 간 예금 토큰 이전은 허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에 대해서는 예금 토큰 이용자도 예금자 보호가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김정환 기자 / 박나은 기자 / 채종원 기자]